문재인 대통령 ‘AGIO(아지오)’ 구두, 김정숙 여사는 못 신는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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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5월 24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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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AGIO(아지오)’ 구두, 김정숙 여사는 못 신는다…왜?
文 대통령 ‘AGIO(아지오)’ 구두, 김정숙 여사는 못 신는다…왜?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의 낡은 구두가 관심을 끌었다. 청각장애인들이 만든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AGIO) 제품으로 문 대통령이 2012년 구입해 지금껏 신고 있는 구두. 문 대통령은 최근 한 켤레를 더 사려고 했으나 포기했다. 장사가 안 돼 사업을 접었기 때문.

아지오 구두를 만든 ‘구두 만드는 풍경’의 유석영 전 대표는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인터뷰에서 “14일 청와대 비서에게서 ‘구두 한 켤레를 더 살 수 없겠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김정숙 여사도 구두가 좋다며 한 켤레 사 신고 싶어 하셔서 저를 찾은 것”이라며 “(하지만) 4년 전부터 구두를 안 만들기 시작했고 지금 다 흩어져서 어렵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이 구두를 산 상황에 대해 “2012년 가을에 구두를 팔려고 국회에다가 판을 벌렸는데 그때 직접 오셔가지고 우리 애로사항도 들어주시고 아주 즐겁게 한 켤레 사신고 가셨다”며 “지금까지 신고 계시리라 생각도 못했다.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유 전 대표는 폐업의 직접적인 원인인 판매 부진 이유에 대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만든 제품은 아무래도 품질이 낮고 장애 투성이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그는 2010년 청각장애인 6명을 고용해 40년 경력의 구두 장인으로부터 일을 배워가며 제품을 생산했지만 사람들의 편견의 벽을 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유 전 대표는 사람들이 외면했던 아지오 구두가 문 대통령으로 인해 주목을 받자 느꼈던 감정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어머니를 여읠 때 울었던 것보다 그 이상 더 울었다"며 "아지오 구두가 세상에서 이렇게 회자가 되니까 요새 며칠 계속 잠을 못 잤다"고 설명했다.

사업 재개 뜻도 내비쳤다.

그는 “지금 경기도에서 장애인들이 만든 생산품들을 각 관청에서 잘 살 수 있도록 촉매 역할을 하는 판매시설 대표를 맡고 있다”며 “(함께 구두를 만들던)나머지 분들은 막노동하시는 분도 있고, 그 때 구두를 만든 장인은 빨리 구두공장을 재건하자고 저한테 전화를 한다”고 근황을 알렸다. 그러면서 “조그마한 구멍이라도 보인다면 같이 한번 해 보자고 했다”며 “만나서 한번 이야기를 꺼내볼까 한다”고 덧붙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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