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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의 동북9성이 두만강 북쪽 中·러 국경지대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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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의 동북9성이 두만강 북쪽 中·러 국경지대에 있었다?

안영배 전문기자·풍수학 박사 입력 2017-05-23 10:35수정 2017-05-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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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경복대 교수, 고려 동북국경은 ‘두만강 이북’설 주장
“윤관의 동북9성 최북단은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중·러 국경지대”
경복대 이인철 교수가 ‘세종실록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고문헌과 현장 답사를 근거로 추정한 윤관의 동북9성 위치와 고려의 국경선. 인하대 고조선연구소 제공.

고려의 명장 윤관이 세운 동북9성이 두만강 북쪽의 중·러 국경지대 부근에 있었다는 학술 주장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경복대학교 이인철 교수는 “윤관이 여진족을 몰아내고 국경선으로 삼은 동북9성의 최북단이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둥닝(東寧)현 일대임을 관련 문헌과 현지 답사를 통해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의 주장은 동북9성의 위치를 구체적으로 지목한 학술적 성과이자, 고려의 국경선을 북만주까지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둥닝 현 일대는 중국 동북방의 변경 지역으로, 우수리스크 등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군사적 요충지. 한국과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곳이다. 대일항쟁기 시절 이청천 등 독립군들이 일본 관동군과 전투를 벌인 역사의 현장이자, 고구려의 뒤를 이은 발해의 유물과 유적이 대거 출현한 고적지이기도 하다.

그간 학계에는 동북9성의 위치 문제를 놓고 여러 설이 난무했다. ‘길주(吉州) 이남설’(북한의 마운령 진흥왕순수비를 윤관의 정계비로 오인한 한백겸 등이 주장한 설)과 ‘함흥평야설’(대일항쟁기 시절 일본의 관학자들이 주장한 설) 등 동북9성이 두만강 이남에 존재했다는 설이 주류를 이루었다.

반면 이익 등 조선의 실학자들이 고대 문헌을 근거로 주장한 ‘두만강 이북설’은 소수설로 묻혀 있었다. 이익은 “윤관의 비가 선춘령에 있으니, 두만강 북쪽 700리(약 270km) 되는 곳”이라고 하면서, 조선에 들어서서 김종서가 두만강을 경계로 국경을 정하는 바람에 영토가 축소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성호사설).

실제로 ‘고려사’ ‘세종실록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서 동북9성의 위치를 알려주는 결정적 단서는 ‘공험진(公¤鎭)’과 ‘선춘령(先春嶺)’이라는 옛지명. 동북9성의 최북단에 있는 공험진은 선춘령 인근에 세워진 군사적 거점기지였다. 따라서 이 두 지역을 찾으면 동북9성의 위치가 자연스럽게 밝혀진다.

이 교수는 “문헌 기록을 근거로 중국의 현지 지명을 찾아 방위와 거리 등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탐사한 결과 헤이룽장성 둥닝현 도하진(道河鎭) 일대에서 공험진과 선춘령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동북9성은 북단의 이곳을 기점으로 옌볜(延邊) 등 지린(吉林)성 일대까지 펼쳐져 있었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의 연구는 26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리는 학술회의(주관 인하대 고조선연구소, 국회 김세연의원실)에서 발표된다. 이 학술회의를 주관하는 인하대 복기대 교수는 “고대 한국의 국경선 문제는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는 차원이면서 동시에 동북아의 현실 정치에서 여전히 민감한 주제로 다뤄진다는 점에서 국회에서 학술회의를 마련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고려의 국경선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축소되다 보니 조선의 국경선도 왜곡됐고, 이로 인해 만주와 연해주 일대의 역사 공간을 중국의 역사로 해석하게 하는 빌미를 주었으며(동북공정), 미·중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발언까지 나오게 됐다는 것이다.

이 학술회의에서는 이 교수의 발표(‘고려 중기 동북 국경에 관하여 ¤ 윤관 9성을 중심으로’) 외에 ‘고려 전기의 서북 국경에 관하여(윤한택)’, ‘명대 한중 국경선은 어디였는가(남의현)’ 등 고대 한국의 국경선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고대한국의 국경 문제는 남북통일 이후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 정치, 외교적으로 다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학계 내부에서 먼저 국경 문제와 관련한 연구를 더욱 심화시키고, 나아가 국가 차원의 연구 지원 사업을 통해서 중국의 동북공정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다.

안영배 전문기자·풍수학 박사 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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