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인승 버스 타고 老母찾은 문재인 대통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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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간의 기록]
당선후 첫 휴가 부산 가족들 만나, “초심을 잃지 말자” 대화 나눠
주민불편 고려 경호차 이용안해

경남 양산시 사저에서 취임 후 첫 휴가를 보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방문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독자 김청림 씨 제공
경남 양산시 사저에서 취임 후 첫 휴가를 보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방문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독자 김청림 씨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휴가를 사용한 22일 부산 영도에 거주하는 어머니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10분경 어머니 강한옥 여사(90)의 집에 도착해 약 2시간 20분 동안 강 여사, 막내 여동생 재실 씨 등과 시간을 보냈다. 문 대통령과 가족들은 대선 과정에서의 소회를 나누고, 대통령으로서 초심을 잃지 말자는 취지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점심 식사는 인근 식당에서 아귀찜을 시켜 함께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노모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자주 표현해왔다. 강 여사는 6·25전쟁 중 함경남도 함흥에서 경남 거제로 피란을 온 실향민이다. 문 대통령이 7세일 때 부산으로 이사한 뒤에는 사실상 강 여사가 생계를 책임졌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어머니가 끄는 연탄 리어카를 뒤에서 밀면서 자립심을 배웠다. 가난 속에서도 돈을 최고로 여기지 않게 한 어머니의 가르침은 살아오는 동안 큰 도움이 됐다”고 적었다. 강 여사는 한 인터뷰에서 “아들은 예측 가능한 사람이다. 대통령이 된다 해도 마음이 변할 사람이 아니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어머니 댁 방문 과정에서도 소탈한 행보를 이어갔다.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별도의 경호차량을 운행하지 않고 참모들과 함께 25인승 미니버스 한 대로 이동했다. 대통령은 통상 공식·비공식 외부 일정을 소화할 때 방탄 소재의 전용차량을 이용하고, 대통령 차량 주변에서는 대통령경호실 소속 차량과 경찰 차량이 경호작전을 펼친다.

이날 경남 양산 사저에는 문 대통령의 휴가와 귀향 소식을 접한 방문객 400여 명이 몰려 붐볐다. 당초 지역 주민을 제외하곤 사저 입구까지의 출입이 봉쇄됐지만, 외부인의 방문이 늘자 오전 8시 30분경부터 사저 앞까지 진출이 허용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귀향했을 때 방문객들이 몰리던 것과 비슷한 장면이 재현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경 사저를 나서며 방문객들과 셀카를 찍고 사인을 해주며 격의 없이 인사를 나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 대통령#어머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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