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월 만에 돌아온 ‘14만원 사나이’ 이근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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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6월 카타르전 대표 뽑아… “활동량 많고 날카로운 모습 보여”

‘14만 원의 사나이’ 이근호(32·강원FC·사진)가 2년 4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왔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다음 달 14일(한국 시간)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 방문경기에 나설 2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3월 중국, 시리아와의 6, 7차전 명단에 없던 선수가 11명이나 포함된 가운데 베테랑 이근호의 발탁이 눈에 띈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경질설이 돌던 슈틸리케 감독을 4월 초 재신임하면서 “경험이 많고 팀에 헌신할 수 있는 선수를 뽑아 달라”고 요구했다.

이근호는 2014년 6월 브라질 월드컵 본선 러시아와의 첫 경기(1-1 무승부)에서 한국의 첫 골을 터뜨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소속 팀 상주(상무)가 “병장인 이근호 선수의 월급은 14만9000원”이라고 밝혀 ‘14만 원의 사나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그해 9월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한동안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2015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을 끝으로 부름을 받지 못했다. A매치 골도 러시아전이 마지막이다.

이근호는 이번 대표팀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곽태휘(36·FC 서울) 다음으로 연장자다. A매치 출전은 75경기로 기성용(28·스완지시티·91경기)에 이어 두 번째이고, 득점(19골)은 가장 많다. 2007년 6월 A매치 데뷔전인 이라크와의 친선경기에서 첫 골을 터뜨린 이근호는 19골 가운데 11골을 중동 국가를 상대로 넣은 ‘중동 킬러’다. 2014년 9월 전역한 뒤 카타르 리그에서 뛰다 2015년 시즌 도중 K리그로 돌아와 전북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해에는 제주에서 활약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0일 강원-서울의 경기를 직접 봤는데 예전의 날카로운 모습이 살아났더라. 활동량이 많고 상대에게 위협적이라고 판단해 다시 불렀다. 카타르 리그 경험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12경기에 모두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이근호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공격적인 축구로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주에서는 미드필더 황일수(30)와 이창민(23)이 생애 최초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부상에서 회복한 전북 미드필더 이재성(25)도 재입성에 성공했다.

선수들은 소속 팀 상황에 따라 29일부터 순차적으로 소집된다. 다음 달 6일 출국하는 대표팀은 8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이라크와 친선경기를 치른 뒤 10일 카타르 도하에 입성한다. 한국은 A조에서 승점 13점으로 2위에 올라 있다. 1위 이란과는 4점 차, 3위 우즈베키스탄과는 1점 차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카타르전 출전 명단(24명)

▽GK=
권순태(전북),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

▽DF=장현수(광저우), 홍정호(장쑤 쑤닝), 곽태휘(서울), 김민혁(사간 도스), 김창수(울산), 최철순, 김진수(이상 전북), 박주호(도르트문트)

▽MF=기성용(스완지시티), 이명주(알 아인), 한국영(알 가라파), 황일수, 이창민(이상 제주), 이재성(전북), 남태희(레퀴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손흥민(토트넘)

▽FW=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황희찬(잘츠부르크), 이근호(강원)
#슈틸리케#이근호#러시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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