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금강물 끌어와 가뭄 대비” MB에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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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회의때… MB “좋은 아이디어”
충남도 “4대강 사업과는 관련 없어”
박준영, 전남지사때 ‘4대강’ 찬성… “영산강 썩는 것 보면 반대 못할 것”

22일 정부가 4대강 보 개방 등의 방침을 밝히자 충남도는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충남도는 “그렇지 않아도 보에 문제가 많아 올 1월 4대강 보의 상시 개방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충남도의 속사정은 복잡해 보인다. 오래전부터 금강 물을 가뭄과 홍수 예방에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2012년 충남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닥치자 안희정 지사는 정부에 도수로 건설을 건의했다. 금강(공주지역)과 예당저수지(예산)를 잇는 도수로다. 현재 공정이 약 73%다. 충남도 관계자는 “정부가 마스터플랜 형태로 가지고 있던 사업이었는데 안 지사가 추진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가 반대했지만 안 지사는 2015년 10월 “예당저수지∼공주 도수로 건설은 수년 전부터 제기해온 문제로 공감받을 때 신속히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보를 개방하면 사업 차질이 예상된다.

금강과 보령댐 상류까지 21km 구간에는 하루 11만5000t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도수로가 있다. 2015년 10월 가뭄 때 한 차례 가동했고 최근에도 물 공급이 이뤄졌다. 역시 안 지사가 2012년 시도지사 영상회의 때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금강 물을 보령댐으로 끌어와 가뭄에 대비하자”고 제안해 이뤄졌다. 이 전 대통령은 즉석에서 “좋은 아이디어”라며 내각에 실행을 지시했다. 충남도는 이 사업이 4대강 사업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수량이 늘어나지 않았다면 보령댐 도수로의 취수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지역사회의 평가다.

2010년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영산강이 썩어가는 것을 보면 4대강 사업에 반대하지 못할 것이다. 4대강 사업을 처음 실시할 때부터 영산강은 분리해서 판단해 달라고 중앙당에 양해를 구했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홍성=지명훈 mhjee@donga.com / 나주=이형주 기자
#4대강#문재인 정부#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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