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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톡톡 튀는 ‘명랑 영부인’… 남편엔 ‘민심전달 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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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톡톡 튀는 ‘명랑 영부인’… 남편엔 ‘민심전달 특보’

강경석기자 , 김현수기자 입력 2017-05-20 03:00수정 2017-05-2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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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퍼스트레이디 김정숙
활달-소탈한 ‘정숙씨 스타일’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자이자 정치적 동반자인 김정숙 여사는 대통령 취임과 더불어 대한민국 ‘퍼스트레이디’에 올랐다. 대통령의 부인은 대통령만큼이나 높고 화려한 자리이지만 국민에게 사랑을 받을 수도,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김 여사는 털털한 성품과 소탈한 행보로 집권 초반 문 대통령의 탈(脫)권위 행보에 발을 맞추고 있다. 김 여사는 앞으로 문 대통령의 1급 참모로서 공식·비공식 활동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 대통령의 1호 조력자 퍼스트레이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경남 양산시 매곡마을을 방문해 주민들과 기념 촬영을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왼쪽 사진). 김 여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 대통령의 19대 대통령 취임식에 흰색에 검은색 꽃무늬가 그려진 재킷을 입고 등장한 모습. 취임식 때 한복을 입었던 역대 대통령 부인과 달라 화제가 됐다(가운데 사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여사(64)가 14일(현지 시간) 마크롱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엘리제궁에 들어서는 모습. 브리지트 여사는 이날 투피스와 핸드백을 루이뷔통에서 빌려 검소한 이미지를 부각했다. 양산=뉴시스·청와대사진기자단·파리=AP 뉴시스

‘영부인’ 대신 ‘여사님’이라고 불러 달라는 김 여사는 1954년 서울 종로에서 태어나 문 대통령과는 한 살 차다. 숙명여중, 숙명여고를 거쳐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음악가를 꿈꾸던 김 여사는 졸업 후엔 서울시립합창단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대학 때 만났던 문 대통령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부산으로 내려가면서 김 여사는 합창단을 그만두고 내조에 전념하게 됐다.

남편인 문 대통령이 2012년과 올해 대선에 잇달아 출마하면서 김 여사의 내조 폭도 눈에 띄게 넓어졌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에 대한 신문기사와 칼럼을 꼼꼼히 읽고 피드백을 주기로 유명하다. 심지어는 당에서 내는 논평도 챙겨 보면서 대변인들에게 “너무 좋은 내용이었다”고 전할 정도라고 한다. 정치에 대해 거리를 두기보단 관심을 갖고 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참석자에게 제공한 선물을 손이 많이 가는 인삼정과로 준비한 것도 김 여사의 뜻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직접 인삼 꿀 대추를 10시간가량 달였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선물함 안에 깔려 있는 솔잎을 다듬는 것까지 직접 챙겼다”고 귀띔했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에 대해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힘들어 보이면 와인 한잔하자고 하다가도 호남 지역 어르신 말씀을 전할 때는 잔소리도 많이 한다”는 말도 했다. 문 대통령이 소주를 선호하지만 김 여사는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조언을 건네기 위해 와인을 권했고 문 대통령도 소주 대신 와인을 가끔 함께 마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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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는 지난해 9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 등 호남 지역을 찾아 바닥 민심을 훑고 다닌 조력자였다. 당시 문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대중목욕탕에서 조용히 주민들을 만나 민심을 전해 듣고 다닌 덕분에 ‘호남특보’라는 별명도 얻었다.

문 대통령이 다소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에 가까운 편이라면 김 여사는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문 대통령을 보완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원래 사교성이 좋은 스타일이 아니어서 먼저 사람들한테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인 편”이라며 “김 여사가 그런 점을 충분히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대선 전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자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남편이 서운하게 할 때가 있더라도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니 이해해 달라”는 말도 했다.

역대 대통령 부인은 공식적으로 참모들이 보고하지 못하는 밑바닥 민심을 전하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해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는 민의를 듣기 위해 직접 민원인들을 만나고 자기에게 온 편지는 손수 답장까지 썼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물태우’라는 세간의 별명을 전한 것도 부인 김옥숙 여사였다고 한다.

김정숙 여사도 앞으로는 문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하는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역대 대통령 부인들과 마찬가지로 특정 분야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직접 신경을 쓸지도 관심거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여성 인권,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한식 세계화를 주로 챙겼다.

김정숙 여사는 여성의 출산, 보육, 육아 및 경력단절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정적인 계기는 딸 다혜 씨 때문이다. 다혜 씨는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직접 유세 현장 영상편지에 등장해 자신의 경력단절 경험과 아버지 문 대통령이 자신에게 해줬던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딸이 직접 겪었던 문제를 다른 여성들이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앞으로 여성 문제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 중이다. 문 대통령이 ‘치매 국가책임제’ 공약을 내건 것도 중증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김 여사의 경험과 뜻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 부인의 대외 활동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다 보면 불필요한 잡음이 일거나 구설에 휘말릴 수도 있어 최대한 몸을 낮춰 조용하게 내조할 것으로 보인다.

○ 대한민국 퍼스트레이디의 패션은

김정숙 여사의 패션도 연일 화제다. 선거 당일, 취임식, 첫 출근 날 등 시간과 장소에 맞춘 패션이 김 여사의 활발한 개성과 어우러져 국민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 전과 후 스타일을 달리하며 새로운 ‘퍼스트레이디 룩’을 선보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대선 하루 전날인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김 여사는 남색 재킷, 체크무늬 바지를 입고 손을 번쩍 들었다. 하늘색 셔츠, 남색 바지를 입고 남색 넥타이를 맨 문재인 대통령과 ‘커플룩’처럼 보이며 일치된 부부의 모습을 보였다.

선거 후 김 여사의 패션 행보는 꽃무늬 정장을 택하며 화제를 모았다. 역대 대통령 부인은 모두 취임식에서 한복을 입었지만 김 여사는 은은한 진주 빛깔에 꽃무늬 자수가 놓인 재킷을 택했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 소장은 “취임식 투피스 의상은 엘레강스 정장 룩의 정석이다”라며 “글로벌 퍼스트레이디들이 즐겨 입는 의상으로 우아하면서도 격식을 갖췄다. 기성 브랜드 옷이 아니라 맞춰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첫 출근 날 부부가 환하게 웃을 때 입은 핫핑크 원피스는 그날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는 평가다.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컬러는 과감했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그냥 핑크도 아니고 색깔이 쨍한 핫핑크는 60대 여성이 선택하기 어려운 컬러”라고 귀띔했다.

핑크 원피스에는 편안한 회색 구두를 신었다. 굽은 3∼4cm로 중년 여성들이 선호하는 편안한 통굽 형태다. 이 구두는 김 여사가 선거 전 유세 때에도 즐겨 신던 신발이다. 김 여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두는 상대에 대한 예의다. 상견례 때 운동화를 안 신듯이 국민을 처음 뵙는 자리에서도 단정한 모습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패션업계는 5년 만의 퍼스트레이디의 귀환을 반기며 이번에는 대통령 부인이 한국 디자이너나 기성복을 입고 K패션을 세계에 알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해외 대통령 부인들은 취임식이나 주요 행사에서 자국 디자이너 옷을 입고 자국 패션 산업의 부흥에 힘써 왔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대표적이다.

2010년 세계적인 경영전문지인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보도에 따르면 미셸 여사가 백악관 입성 후 첫 1년 동안 만들어낸 패션산업의 부가가치가 27억 달러(약 3조1563억 원)에 이른다. 퍼스널이미지연구소의 강 소장은 “해외의 대통령 부인이나 정치인은 패션 브랜드를 밝히고 이를 자국 산업의 홍보판으로 적극 활용한다”며 “우리나라 대통령 부인도 당당히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를 입고 알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김현수 기자
#퍼스트레이디#김정숙#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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