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릴러 가미한 ‘수상한’ 로맨틱코미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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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극 ‘수상한 파트너’

SBS ‘수상한 파트너’의 주인공 지창욱(왼쪽)과 남지현. SBS 제공
SBS ‘수상한 파트너’의 주인공 지창욱(왼쪽)과 남지현. SBS 제공
이 드라마, 참 독특하다.

10일 방송을 시작한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는 분명 ‘로코(로맨틱코미디)’다. 변호사 은봉희(남지현)와 노지욱(지창욱)의 쫄깃한 ‘밀당’이 핵심 스토리라인. 그런데 여기에 살인과 법정이 뒤섞이며 희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스릴러인 양.

사법연수생 봉희는 바람피우던 남자친구 장희준(찬성)과 헤어지던 날, 까칠한 검사 지욱을 치한으로 착각하며 인연을 맺는다. 그런데 검찰 연수에서 자신을 검사시보로 부릴 지도검사가 다름 아닌 지욱이라니. 힘든 업무에 투닥거리면서도 묘한 감정을 키워가던 두 사람. 하지만 봉희는 자신의 자취방에서 살해당한 희준의 시신과 마주치며 일생일대의 위기에 빠진다. 결국 봉희는 살인 용의자로 재판까지 받게 되지만, 담당 검사였던 지욱이 증거 문제로 공소를 취소해 누명을 벗는다. 그렇다면 희준을 죽인 진짜 범인은 누구였을까.

‘수상한…’은 줄거리만 봐도 여느 로코와는 결이 다르다. 물론 이전에도 법정이 무대였던 로코는 꽤나 존재했다. 그러나 그간 국내드라마에서 직업은 일종의 장치였을 뿐, 실장님이건 검사님이건 별 상관이 없었다. 반면 이 드라마는 오히려 그런 장르적 경계를 과감히 무시한다. 예를 들어 17일 방송에서 두 주인공이 걷는 장면을 보자. 분명 꽃잎이 휘날리는 밤길은 누가 봐도 연인 모드인데,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범죄에 대한 이야기. 신기한 건, 화면과 대사가 따로 노는데 그게 어색하지 않다.

주연배우도 ‘엄지 척’이다. 지창욱과 남지현은 좋은 뜻에서 아주 전형적인 로코 연기를 선보인다. 살인, 법정 같은 딱딱한 소재에도 달달한 대사 톤을 잘 유지한다. 자칫 오글거리는 장면도 꽤나 차진 호흡을 보여준다. 시청률 흐름도 나쁘지 않다. 첫날 6.3%(닐슨코리아)로 아쉽게 출발했으나, 17일 8.0%까지 올라가는 추세다. 다만 한 가지. 아무리 양념이지만 에피소드는 좀 신선했으면 좋겠다. 스토킹 남성의 돌변 같은 소재는 너무 구태의연하지 않나. 기왕 색다르기로 맘먹었다면 B급 정서가 물씬하면 어떨지. 끝까지 초심 잃지 마시길.
 
★★★(5개 만점)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법정스릴러#수상한 파트너#지창욱#남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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