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홍준표 서로 “샤이보수 결국 내게로”… 反文 단일화 가물가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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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김종인의 측근 최명길 입당에 반색
지지율 반등 고심하는 안철수… “보수층 死票우려해 안철수에 쏠릴것”
임기단축 개헌 등 승부수 만지작

《 5·9대선의 새로운 특징 중 하나는 캐스팅보트를 보수층이 쥐고 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여론조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샤이 보수(숨은 보수)’가 얼마나 존재하느냐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의 막판 표심 이동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성적표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세 후보가 보수 표심을 향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

“단일화 생각 않고 국민만 보고 가겠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6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강원 지역 유세에 나서 춘천시 명동거리 집중 유세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춘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단일화 생각 않고 국민만 보고 가겠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6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강원 지역 유세에 나서 춘천시 명동거리 집중 유세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춘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바깥인 10%포인트 수준으로 벌어지면서 안 후보 측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전날(25일) TV토론회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데다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최명길 의원이 27일 입당하는 등 여론의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보고 반전 카드 마련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단일화를 위한 막판 변수는 30일 이전에 발표될 여론조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26일 “이번 주말 여론조사에서 약보합세만 유지한다면 선거 막판에 안 후보에게로 지지세가 쏠릴 것”이라며 “안 후보의 지지율이 5%까지 떨어졌을 때도 자강론을 유지했던 것처럼 조금 더 견디면 된다. 그러면 국민에 의한 연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가 없어도 국민들이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겨룰 수 있는 안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는 의미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대 안철수’의 구도에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TV토론회에서도 문 후보의 태도로 반문 정서가 강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보수층이 현재 ‘전략적 유보’로 돌아섰지만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작용하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아닌 안 후보에게 표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선대위 일각에선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할 것에 대비해 여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안 후보 측은 그간 안 후보의 국회의원직 사퇴, 박지원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집권 이후 임명직 포기 선언, 김한길 전 의원의 백의종군 등을 적절한 시점에 발표하며 여론에 영향을 미쳐 왔다. 이날도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최 의원의 입당 소식이 전해졌다. 최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와 만나 당에 합류하기로 했다”며 “김 전 대표는 외곽에 남아 안 후보를 간접 지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김 전 대표의 지원을 받게 되면 보수층에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이 향후 쓸 수 있는 카드로는 2018년 개헌과 함께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줄여 2020년에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르는 ‘임기 단축 개헌론’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는 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순리에 따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어차피 정권을 넘겨줘야 하는 상황에서 다음 기회를 5년이 아닌 3년 만에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보수 진영이 안 후보를 지지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 텃밭인 호남을 지킬 수 있도록 파격적인 지역 공약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 후보는 이날 강원 춘천 원주 강릉 유세에서 민주당 문 후보를 정조준했다. 안 후보는 “후보 단일화 같은 것 하지 않고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그런데도 후보 단일화 할 거라고 음해하는 후보가 있다. 삼성과 유착했던 정권의 책임자가 정권을 잡아봐야 재벌개혁 절대 못 한다”고 문 후보를 비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 / 춘천·원주·강릉=홍정수 기자
#샤이보수#반문재인#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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