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났나?’…서울 강남·잠실 일대 전투기 굉음 소리 정체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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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인민군 창건 기념일인 25일을 기해 추가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강남·잠실 일대에서 전투기 굉음이 들렸다. 이 때문에 “북한군이 침범하거나 전면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전쟁 공포’가 급속히 확산됐다.

25일 오전 10시경 SNS 등을 중심으로 “지금 강남인데 전투기 소리가 수십 초간 굉장히 크게 들렸다. 전쟁이 일어난 것 같다”는 내용의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삼성동, 대치동 하늘에 전투기가 쉴 새 없이 날아다니고 있다. 전쟁이 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들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에 있던 조모 씨(41)도 “전투기 5~7대가 굉음을 내며 저공비행을 했다. 너무 불안했다”고 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이 핵실험 등의 고강도 도발로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선제타격을 할 가능성을 연이어 거론하면서 한반도에서의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도 관영언론을 통해 미국이 핵시설 등에 한해 ‘외과수술식 타격’을 할 경우 용인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서울 상공에 나타난 전투기 편대를 두고 북한이 지상군을 투입하기 전 공습에 나선 상황이나 반대로 한미 연합군이 북한 공습을 위해 출격하는 상황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는 곧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훈련 비행으로 드러나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공군은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블랙이글스를 투입해 29일 오전 11시 45분 잠심 주경기장 상공에서 에어쇼를 진행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사전 연습 비행을 진행했다.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B 8대를 동원해 연습 비행을 한 것.

앞서 블랙이글스는 21일부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항공기가 나타나더라도 시민들께서는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라며 서울 석촌호수 및 잠실, 삼성동 일대에서 사전 비행을 실시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간을 공지한 바 있다. 공군도 언론을 통해 사전 연습비행이 기상에 따라 25일 오전 10시, 오후 3시 또는 26일 오후 12시, 오후 5시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공군 관계자는 “전쟁이 아니라 에어쇼를 위한 연습이니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길 바란다”며 “25일 오전 연습비행을 진행했고, 25일 오후와 26일에는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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