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잘못 했을 땐 인정하자… 윗사람이 방심하도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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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의 관찰과 위트/카를로 드비토 엮음·홍한별 옮김/432쪽·1만8000원·맥스미디어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작가. 세계 소년 소녀들을 설레게 한 소설의 작가 마크 트웨인(1835∼1910)의 삶에 관한 기록이다. 그야말로 ‘기록’인 것이, 이 책은 일기와 신문기사, 강연, 편지, 낙서 등 다양한 출처의 기록물로 이뤄졌다.

생전에 기자로서의 활동이 잘 알려졌지만, 실제로 작가의 어렸을 적 꿈은 증기선 조타수였다. 꿈을 이루고자 그는 스물한 살이 되던 해 조타수 견습생으로 지내면서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다. 미시시피 강의 지형이 머릿속에 도무지 들어오지 않았던지라 적으면서 외워야 했기 때문이다. 이 경험이 몸에 배어 그는 평생 노트를 가까이 두고 아이디어, 줄거리, 구상 등을 적었다. 바라던 조타수가 되진 못했지만, 마크 트웨인(Mark Twain·‘물 깊이 두 길’이란 뜻)이라는 필명과 작가로서의 습관을 함께 얻게 됐다.

달변의 강연과 흥미로운 작품으로 많은 돈을 벌어들였지만, 투자를 잘못해 파산하기도 했다. 그만큼 작가의 삶은 드라마틱했다. 책에 실린 기록들에는 트웨인의 인생 굴곡과 함께 섬세한 관찰력과 유머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머리에 심한 감기가 걸려서 자세한 이야기는 못하겠어. 욕을 해야 해서 시간이 없거든’이라고 써서 형에게 보낸 편지라든지, ‘잘못을 했으면 꼭 인정하세요. 그러면 윗사람들이 방심하기 때문에 또 잘못을 저지를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적어놓은 메모 등이 그렇다. 마크 트웨인의 삶에 대한 ‘해설’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흔적’을 통해 삶 자체를 보여주려는 저자의 노력이 담긴 저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마크 트웨인의 관찰과 위트#카를로 드비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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