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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송평인]‘문빠’에 열 받은 전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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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송평인]‘문빠’에 열 받은 전인권

송평인 논설위원 입력 2017-04-20 03:00수정 2017-04-2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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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밴드 들국화의 일원이었던 가수 전인권은 TV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덕분에 젊은이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드라마에 나와 인기를 끈 이적의 노래 ‘걱정 말아요 그대’가 본래 전인권의 곡이다. 전인권은 박근혜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의 초청 가수가 돼 특유의 록 창법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그의 목소리도 세월을 이기진 못하고 있었지만 그의 노래는 1980년대 상극(相剋)이었던 서울 종로 파고다극장의 록과 대학가 민중가요가 악수하는 듯한 훈훈함을 느끼게 해줬다.

▷전인권이 그제 공연 홍보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는 스티브 잡스처럼 완벽증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얘기가 안 통할 수 있지만 나쁜 사람은 될 수 없을 것 같다. 새 대통령은 깨끗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가 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 ‘적폐세력’으로 몰렸다. 문 후보 지지자들은 “전인권의 공연 예매를 취소하겠다”는 등의 글을 올리며 격렬히 비난했다. 전인권은 이 비난에 오히려 화가 난 듯 어제 안 후보를 만나 안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자 적폐청산 대신 국민통합을 외치고 있다. 그의 본심은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은 양념’이란 말에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문 후보가 ‘내 편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식의 행태를 조장하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우려스러운 것은 그가 조장도 하지 않지만 통제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어서다. 문 후보 자신이 적폐청산을 외치는 홍위병 같은 지지자들 위에 떠있는 존재일 수 있다.

▷옛 동독은 록 가수까지도 감시하는 체제였다. 록은 자유와 저항의 상징이다. 록 가수마저 맘 놓고 발언할 수 없는 세상이라면 옛 동독 체제와 다를 바 없다. 공연기획자 측은 “평소보다 예매 취소 건수가 훨씬 많은 편”이라면서도 “취소 건수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지만 신규 예매도 늘었다”고 전했다. 그의 자유를 응원해주는 기분으로 전인권의 공연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공연은 5월 6,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전인권#박근혜 탄핵#안철수#문재인 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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