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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상상력이 회사 바꿔” SK하이닉스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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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상상력이 회사 바꿔” SK하이닉스의 실험

신동진기자 입력 2017-03-07 03:00수정 2017-03-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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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상상킹-상상퀸 선발
“진정한 구성원의 패기는 여기 계신 여러분처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스피크 업(speak up·크게 얘기하다)’하는 데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사내 식당. 1월의 ‘상상킹’과 ‘상상퀸’에 뽑힌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한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패기’를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올해부터 사내 직원들의 혁신 아이디어를 직접 챙기고 있다. 사내 인트라넷 시스템인 ‘상상타운’에 우수한 업무 개선 아이디어를 남긴 사원들 중 매월 남녀 1명씩을 식사에 초대한다. 지난해까지는 매년 남녀 1명씩을 선발하던 것을 월간으로 바꿨다.

박 부회장이 상상왕 직원 모시기에 직접 발 벗고 나선 이유는 뭘까.

SK하이닉스는 현재 ‘태평성대’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1조5361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2014년 4분기의 1조6671억 원에 근접했다. 2015년 3분기(7∼9월) 이후 5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슈퍼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세계 2위인 D램 반도체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데 있다. 다른 메모리반도체 분야인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세계 5위권에 머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발 앞선 혁신이 없다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경영진의 혁신 주문으로 이어진 셈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돌연사) 할 것”이라며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회장은 1월 그룹 신년회에서 임직원들에게 “사람에서 시작해 조직별, 그리고 회사별로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재정의하고 실행하면 전체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딥체인지의 답을 ‘현장 혁신’에서 찾기로 했다. 그는 최근 경영설명회에서 “현장에 있는 구성원 70% 이상이 참여하는 상상타운이 현장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회사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6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공장에서 엔지니어들이 사내 인트라넷 ‘상상타운’에 올라온 아이디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2014년 시작된 상상타운은 사원들이 인트라넷에 실무 관련 아이디어를 올리면 그중 우수 제안을 채택해 업무 개선에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상상타운에는 지난해까지 26만 건의 제안이 올라왔고 이 중 73%인 19만 건이 실제 업무에 반영됐다. 사원들이 올리는 아이디어를 현장에 접목하자 비용 절감과 수익 향상이 뒤따랐다.

2015년 상상킹인 오평원 책임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반도체 생산 수율을 개선시켜 연간 2조 원의 매출 향상을 이끌었다. 지난해 상상킹 정윤호 기정은 공장 소모품을 뒤집어서 쓰자는 아이디어를 내 600만 원 상당의 부품 교체 비용을 반으로 줄였다.

2만여 명의 직원이 참여하는 집단지성 효과는 반도체처럼 수백 개의 개별 공정으로 나뉜 사업 현장에서 더 극대화되고 있다.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들이 모여 딥체인지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딥체인지 엔진이 될 상상타운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 캐릭터를 도입해 재미 요소를 높였다. 상상타운 내 각 구성원의 신분이 참여도에 따라 ‘평민-중인-귀족-왕족-황제-신’ 단계로 레벨 업 되는 방식이다.

상상타운이 오픈한 직후 20년간 직접 기록해오던 개선 아이디어를 다른 직원들과 공유한 김미애 기장(일반 기업의 차장급)은 “현장의 불합리를 개선하는 변화의 시작은 바로 주인의식”이라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sk하이닉스#상상력#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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