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누리꾼, 한류프로 제한에 “한국처럼 만들어 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사드 보복 수단 활용에 반발 조짐 “재미있어 보는데… 정치와 무관”
일각선 “국방안보 몰이해” 반론도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 드라마 등 한류 프로그램 동영상의 인터넷 업데이트를 차단한 것으로 알려지자 현지 누리꾼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한류 스타 소식을 전문적으로 중국에 소개해온 ‘봉황천사 TSKS 한극사(韓劇社) 사이트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은 24일 “오늘부터 당분간 각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서 모든 한류 프로그램의 업데이트가 중단된다”고 밝혔다. 중단 배경에 대해선 “이유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사드에 대한 보복임을 시사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이후 한류 스타들의 중국 내 활동이 거의 없고 심지어 중국 위성방송에서도 한류 스타, 드라마, 예능을 볼 수 없다”며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철저히 현실화됐다”고 덧붙였다.

한국 연예인의 중국 방송 출연과 프로그램 방영을 금지한 중국 당국이 한류 드라마 ‘도깨비’와 ‘함부로 애틋하게’ 등이 동영상 공유사이트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인터넷을 통한 최신 한류 동영상 접근마저 막은 것으로 보인다.

젊은층이 열광하는 한류를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 수단으로 이용하는 데 대해 상하이(上海)에 거주하는 한 이용자는 “한국 드라마를 보는 건 재미있고 연기력이 좋기 때문이다. 정치적 입장과 무관하다. (중국이) 좋은 드라마를 만들면 누가 한국 드라마를 보겠나”라고 비꼬았다. “계속 (한국 드라마) 볼 거야. 재미있으니까”(광둥 성 광저우(廣州) 시 출신 이용자), “제한해보라. 평소 모아뒀던 한국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다 보면 풀릴 것”(충칭(重慶) 시 거주 이용자)라는 냉소적 반응도 나왔다. 안후이(安徽) 성 출신의 웨이보 이용자는 “예능 프로그램조차 기본적으로 (한국 것을) 베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를 지지하는 측의 반론도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 시에 사는 웨이보 이용자는 “폐쇄적 쇄국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보기에 그들은 스타나 쫓아다니면서 드라마나 보는, 국방안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한류드라마 금지#중국 네티즌 반발#사드 보복 수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