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 다짐 어디가고… 두 동강 난 국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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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25일 박근혜정부 출범 4주년

27일 오후 2시에 탄핵심판 최종 변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을 알리는 공지가 게시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입구의 전자게시판 앞을 24일 한 경찰이 지키고 있다. 탄핵 찬반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헌재와 
재판관들에 대한 경비 및 경호가 대폭 강화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7일 오후 2시에 탄핵심판 최종 변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을 알리는 공지가 게시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입구의 전자게시판 앞을 24일 한 경찰이 지키고 있다. 탄핵 찬반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헌재와 재판관들에 대한 경비 및 경호가 대폭 강화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4주년을 맞는 25일 대한민국은 다시 둘로 쪼개진다. 이날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촛불집회와 반대하는 태극기집회가 각각 총력전에 나설 태세다. 격려와 화합이 아닌 분노와 저주의 말들이 양 진영을 더욱 극단으로 몰아가는 2017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은 이날 17차 촛불집회를 ‘서울 집중 집회’로 연다. 올해 첫 민중총궐기대회도 함께 열린다. 주최 측은 올 들어 최대인 100만 명가량이 참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맞서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탄기국)’ 등 보수단체 역시 주말집회 총동원령을 내렸다. 탄기국 관계자는 “부산과 경남 울산 등 전국 12곳에서 전세버스 수백 대를 준비했다. 최대 300만 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박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를 맞은 지 79일째 되는 날이다. 박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권은 80일 가까이 국론통합보단 갈등과 분열을 향해 내달렸다. 4년 전 취임식 당시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박 대통령의 다짐은 광장의 분노 속에서 증발하고 말았다.

“국민 개개인의 행복 크기가 국력의 크기다”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일어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 되도록 하겠다”던 박 대통령의 취임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파동, 지난해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태를 겪으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대 67%(한국갤럽 조사 기준 2013년 9월)에서 4%(지난해 12월)까지 추락했다.

청와대는 취임 4주년을 맞아 아무런 자체 행사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취임 3주년 때와는 대조적이다. 당시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모은 ‘국민과 함께하는 변화와 혁신, 도약의 길’을 발간했다. 또 박 대통령의 발언록인 ‘사람 나고 법 났지, 법 나고 사람 났나요?’를 출간하기도 했다.

당시 박 대통령의 발언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청와대 자료에 따르면 3년간 박 대통령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국민’이었다. 이어 대한민국, 경제, 발전, 협력의 순이었다. 그 국민과 그 대한민국은 1년 만에 전혀 다른 상황을 맞고 있다.

이재명 egija@donga.com·정지영·강경석 기자
#박근혜정부#4주년#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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