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인재 끌어와 ‘매머드 캠프’… 안희정, 영입 최소화 ‘거꾸로 전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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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정국]‘외연 확장 방식’ 상반된 행보

IT인재 손 잡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운데)가 23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인텔 수석매니저 출신인 유웅환 박사(왼쪽)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의 영입을 직접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IT인재 손 잡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운데)가 23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인텔 수석매니저 출신인 유웅환 박사(왼쪽)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의 영입을 직접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외연 확장’을 놓고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 전 대표 측은 외부 인사 영입에 시동을 걸며 규모 확장에 나선 반면 안 지사 측은 보여주기식 세몰이는 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 文, 세 불리기 vs 安, 실무형

문 전 대표는 23일 미국 인텔 수석매니저 출신의 유웅환 박사(46)의 영입을 발표했다. 2001년 KAIST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유 박사는 인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유 박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국내 대기업을 모두 경험한 반도체 시스템 엔지니어”라며 “유 박사의 영입은 4차 산업혁명 선도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유 박사의 영입을 통해 정보기술(IT) 분야의 준비된 후보 이미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표창원 의원 등 연이은 인재 영입을 주도한 문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도 같은 전략을 꺼내 들었다. 문 전 대표는 “기업의 현장에서 실물경제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정책공약을 마련할 수 있어 그쪽의 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촛불의 힘이 새로운 인재를 모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 지사는 실무형 캠프를 추구하고 있다. 현역 의원에게 직함을 주며 캠프로 영입하는 것도 최소화하고 있다. 매머드급 캠프를 구축한 문재인 전 대표와 차별화하는 전략이다. 안 지사는 “후보 주변에 줄 선 사람을 중심으로 집권을 하면 ‘떴다방’ 식 정당정치가 판을 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해 왔다. 외부 인사 영입도 캠프 합류 대신 지지 선언 독려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이날 변호사 119명은 안 지사 지지 선언을 했다.

안 지사의 전략은 조직 싸움과 세(勢) 경쟁에서는 문 전 대표를 이길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에서 나온 것이란 분석이다. 안 지사 측 권오중 정무특보는 “캠프에 현역 의원을 묶어 두려 하면 오히려 나설 사람이 더 적을 수 있다”며 “드러나지 않게 물밑에서 도와주려는 의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 일정을 잠정 확정하고 각 캠프에 일정을 전달했다. 후보자 간 토론회는 3월 3일 라디오 토론을 시작으로 총 10차례 진행된다.

○ 안철수도 ‘규모 경쟁’ 가세

국민의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도 이날 전문가 지지그룹인 ‘전문가광장’을 출범시키며 세몰이 경쟁에 나섰다. 각계 전문가 700여 명으로 구성된 전문가광장은 각종 정책을 발굴하고 자문에 응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상임대표는 안 전 대표를 후원해온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맡았다.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기반으로 그간의 자문그룹을 한데 모은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지도자가 직접 전문가들과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론을 내서 미래 먹거리와 미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누구와도 언제든지 토론을 통해 제 경쟁력을 입증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안보 공약과 관련해 “기본 중의 기본은 바로 방산비리와 병역비리를 뿌리 뽑는 것”이라며 “방산·병역비리에 손대는, 제가 ‘놈’이라고 하고 싶지만, 관련자는 다시는 사회에 진출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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