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헌재 선고前 하야할까… 안희정 지지율 25% 돌파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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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예측 몇 대 몇]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11명, ‘대선의 맥’을 묻고 답했습니다

《 23일 다시 한번 동아일보 정치부 정당팀 기자 11명이 머리를 맞댔다. 지난달 27일 설 연휴 특집으로 선보인 ‘대선, 기자들이 묻고 답하다’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란 혼돈 속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답을 내놓기가 두렵다. 첫 번째 ‘묻고 답하다’에서도 헛발질이 적지 않았다. 그래도 현장을 뛰는 기자들의 ‘취재노트’를 바탕으로 매주 이 코너를 진행할 예정이다. ‘족집게 대선 과외’는 아니더라도 그때그때 판단의 근거는 될 수 있을 테니…. 》

○ 하야 실익 없다 vs 품위 위해 결단

다시 돌아온 ‘묻고 답하다’의 첫 번째 질문부터 대략 난감이다. 답을 아는 이는 딱 한 분, 박 대통령 자신이다. 정당팀 기자 4명은 ‘자진 사퇴 가능성이 있다’에, 나머지 7명은 ‘없다’에 걸었다.

없다가 우세한 건 하야의 정치적 실익이 없다는 이유였다. 사법처리를 피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물론 탄핵이 아닌 하야의 경우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성정(性情)론’을 폈다. “그 양반 성격상 절대 (하야를) 안 한다. 옹골차거든.”

마지막까지 버텨 끌려 나가는 게 나쁜 그림도 아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에서 막말을 쏟아낸 이유는 무엇인가. 재판 결과보다 보수층에 탄핵심판의 불공정을 설파해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인정할 수 없다는 여론을 만들기 위한 것 아닌가. 23일에는 자유한국당 김진태 곽상도 정종섭 의원 등 7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는 일방적인 재판 진행을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보수층 결집의 최적 조건은 박 대통령의 (억울한?) 파면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선 끊임없이 하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박 대통령이 하야하면 바로 대선 정국이다. 특검이 종료돼 검찰 수사로 넘어가는데, 검찰은 대선 기간 실질적으로 수사를 할 수 없다”며 하야 선언을 점쳤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도 “하야 가능성이 많다고 들었다”고 했다.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검토한 바도, 들은 바도, 논의한 바도 없다”는 것.
 

○ 보수층 지지 늘어 vs 견제 심해져

정당팀 기자들의 최대 모험, 여론조사 결과 맞히기! 일각에선 당장 24일(금) 발표하는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맞히자는 제안도 있었으나 “부담스럽다”는 다수의 우려에 일주일 텀을 두기로.

안 지사의 17일 한국갤럽 조사 지지율은 22%로 처음 20%를 돌파했다. 이제 관심은 25%의 벽도 뛰어넘을 수 있느냐는 점. 기자 6명은 ‘가뿐히 넘긴다’에, 5명은 ‘어려울걸…’에 걸어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안 지사의 무서운 상승세는 이번 대선 레이스의 최대 핫이슈. 바닥권 학생이 한 달여 만에 전교 2등으로 치고 올라왔으니 ‘깜놀’할 수밖에…. 더욱이 전교 1등(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시샘이 커 같은 ‘더불어 학교’ 학생도 아닌 보수층까지 ‘안희정이 누구야?’ 하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낙마로 허탈감에 빠진 충청에서 ‘안희정 대망론’이 꿈틀대고 있고, 호남 민심도 동요하고 있으니 지지율 25% 돌파는 시간문제일 수 있다.

관건은 안 지사의 맷집. 양쪽의 견제가 시작됐다. 바른정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3일 “(안 지사의)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 불법 대선자금 수수 문제에 의구심이 많다”고 했다. 같은 편인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마저 “대연정이니, ‘선한 의지’니 이런 얘기만 하면 지지율이 오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래서였을까. MBN·매일경제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20∼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는 19.2%로 5주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 명분-실리 없어 vs 출마로 또 희생

안 지사가 상승세를 이어갈지를 두고 왁자지껄하던 정당팀 기자들 잠시 침묵. 바른정당의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다. ‘가짜 보수’와 결별한다며 창당한 지 24일로 꼭 한 달째. 하지만 당 지지율은 원내교섭단체가 아닌 정의당보다 낮게 나올 때도 있다. 바른정당의 두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지지율도 미미하다. 정치판을 흔들어 보겠다던 호기(豪氣)는 ‘아! 옛날이여∼’.

그래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게 ‘무대’(무성대장의 준말로 김무성 의원의 별명)의 재등판 여부다. 김 의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정국을 집어삼킨 지난해 11월 23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대통령과 결별해 새로운 보수정당을 창당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을 영입해 보수 지형을 단박에 흔들겠다던 구상은 물거품이 됐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선수로 나서야 하나. 기자 8명은 어려울 걸로 봤다. 막상 수많은 비판을 무릅쓰고 재등판했음에도 유 의원보다 지지율이 안 나오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게 된다. 이미 바른정당 의원 상당수가 유 의원 편에 섰다. 자칫 자신이 마지막 정치적 목표로 삼고 있는 ‘문재인 집권 저지’와 ‘개헌’ 동력마저 떨어질 수 있다.

3명의 생각은 달랐다. 뒤로 물러나 있어선 국민의당과의 연대 등 빅텐트 구상을 실현할 수 없다. 불출마 번복을 통해 또 한 번 자기희생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 등과의 제3지대 논의 결과가 무대의 재등판 여부를 결정할 듯.
 

○ 황교안 대행 이길 내공 vs 차기 노릴것

박 대통령 탄핵 인용 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가 변수다.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황 권한대행이 출마한다면 상황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홍 지사는 ‘양아치 친박(양박)’이란 말을 거리낌 없이 쓸 정도로 친박(친박근혜)과 각을 세우고 있다. 친박 표심 없이는 한국당 대선 후보 자리는 ‘남의 떡’이다.

다만 박 대통령이 탄핵되면 황 권한대행이 과연 출마할 수 있을까. 지난번 ‘묻고 답하다’ 코너에서 정당팀 기자 7명은 불출마를 점쳤다. 설령 출마한다 하더라도 황 권한대행이 홍 지사의 적수가 될까. 한국당의 한 의원은 “황 권한대행은 온실 속 화초다. 싸움꾼(홍준표)이 무조건 이긴다”고 했다. 반 전 총장 학습효과랄까.

홍 지사는 23일 기자들에게 “황 권한대행과 초임 검사 시절 청주지검에서 1년간 같이 있었다”며 “훌륭한 분이라 능히 대통령이 돼도 국정을 감당할 수 있다”고 황 권한대행을 치켜세웠다. 산전수전 겪은 ‘정치 대선배’의 여유인지도 모른다. 정당팀 기자 9명은 결국 홍 지사가 한국당 대선 후보를 거머쥘 것으로 봤다. 반면 기자 2명은 어차피 이번 대선에서 한국당 후보가 승리하기 힘든 만큼 홍 지사가 몸값을 최대한 높인 뒤 다음 대선을 노릴 것으로 전망했다.

‘성완종 게이트’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2심에서 무죄를 받은 홍 지사가 아직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는 점은 대선 출마의 또 다른 변수다. 홍 지사는 “법률적 쟁점이 없어 상고심은 관심이 없다”며 무죄 확정을 자신하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정당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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