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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한 번 수술대 올랐지만 “포기하지마, 곧 학교 가야지”

최지연 기자

입력 2017-02-17 03:00:00 수정 2017-02-17 05: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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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듬고 나누며 악몽은 지워가도, 그리움은… 마우나리조트 참사 3년
투병 딸 응원 어머니 이정연씨


《 3년 전 2월 17일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에 있는 체육관 지붕이 무너졌다.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것이다. 체육관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부산외국어대 학생들이 있었다. 이 사고로 학생 9명을 비롯해 10명이 숨졌다. 딸을 잃은 아버지는 얼굴도 모르는 먼 나라의 아이들을 위해 유치원을 세워 아픔을 극복하고 있다. 하루도 병원을 떠나지 못한 어머니는 아름다운 캠퍼스를 걷는 딸의 모습을 꿈꾸고 있다. 한 의사는 같은 학교 출신도 아니지만 3년 내내 상처 입은 학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나눔과 희망 동행을 통해 조금씩 아픔을 치유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만났다. 》
 

13일 서울 강동구의 한 병원에서 침대에 누워 있는 딸 장연우 씨의 손을 어머니 이정연 씨가 꼭 잡고 있다. 장 씨는 3년째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번 고비만 넘기면 좋아지겠지.’

딸이 서른한 번이나 수술실에 들어갈 때마다 어머니 이정연 씨(56)는 이렇게 기도했다. 이 씨의 딸 장연우 씨(23)는 사고 발생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집에 가지 못했다. 다리뼈에 쇠를 박아 고정하고, 새 피부를 이식하는 고통을 반복하며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얼마 전 딸의 골반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을 확인하곤 눈앞이 캄캄해졌어요.”

13일 서울 강동구의 한 병원에서 만난 이 씨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여러 조각으로 골절됐던 장 씨의 골반뼈가 틀어진 채 굳은 것이다. 딸은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강한 진통제를 맞아도 효과는 잠시뿐이다. 장 씨는 요즘도 천장이나 벽의 작은 균열을 보면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래도 모녀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두 사람을 기억하고 챙기는 고마운 사람들 때문이다. 당시 사고 수습 실무 본부장을 맡았던 정용각 부산외국어대 교수(61)도 그중 한 명이다. 정 교수는 지금도 매주 이 씨에게 전화해 필요한 걸 묻는다. 참사 당시 학생회 부회장이었던 장 씨의 선배는 서울에 올 때마다 병원을 찾는다.

학교 측은 장 씨의 입원기간이 길어지자 온라인 화상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해줬다. 그러나 장 씨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중단했다. 그래도 장 씨는 언젠가 건강한 몸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장 씨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재활치료를 받는 이유다. 이 씨 역시 딸의 희망을 알기에 곁에서 묵묵히 응원하고 있다. “빨리 건강을 회복해서 우리 연우가 가방 메고 등교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어요.” 딸의 얼굴을 바라보던 엄마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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