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공화당 대선후보 피용, 메르켈에 대러시아 관계 개선 촉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4일 23시 52분


코멘트
프랑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EU) 제재가 무의미하다고 비판하며 대러시아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그동안 진보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보수인 메르켈 총리는 이념은 달라도 반러시아 정책과 이민자 포용, EU 통합 등에 한목소리를 내며 브렉시트 이후 EU를 함께 이끌어 왔다. 하지만 이런 공조체제가 프랑스 대선 결과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용 전 총리는 23일 독일 보수 싱크탱크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 초청으로 베를린을 방문해 1시간 동안 메르켈 총리와 만났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피용 전 총리는 "EU가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해야 프랑스와 독일을 향한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을 없앨 수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병합 후 시행된) 경제제재는 아무 효과가 없으니 대화를 모색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체제의 미국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가 EU를 배제한 채 유대를 굳건히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드러냈다.

메르켈 총리의 난민 수용 정책에 대해서도 피용 전 총리는 반대 목소리를 냈다. 피용 전 총리는 "프랑스는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으며 메르켈 총리의 EU 회원국의 난민 분산 수용 정책에 반대했다. EU 가입을 열망해 온 터키에 난민 수용을 전제조건으로 걸고 가입 협상을 조율하려는 메르켈 총리의 정책 방향에도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피용 전 총리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난민과 경제정책 등에 다양한 이견이 있다는 걸 부인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여 극복하자"고 말했다.

한편 EU는 올해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 등 주요국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의 가짜 뉴스와 선동에 대응하기 위해 EU 전략사령부에 80만 유로의 추가 펀드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EU에 따르면 러시아는 국가 미디어 운영에 10억 달러를 쓰는 등 온라인 여론 조성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전략사령부가 최근 개괄적으로 수집한 허위 정보가 18개 언어로 된 25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조동주특파원 dj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