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빈 “피아노 없는 콘서트… 크라우드펀딩… 관객과 소통하는 나만의 방식이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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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틀 여는 피아니스트 정한빈
지난해 학생 위해 토크콘서트 개최… 일반인에 모금해 연주회 열기도
서울 예술의전당서 가진 독주회, 유료 티켓 판매하는 모험 시도

종이 피아노 건반 앞에서 연주 포즈를 취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정한빈. ‘2AM’ 출신 가수 정진운이 이끄는 ‘정진운밴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무대 등 색다른 시도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종이 피아노 건반 앞에서 연주 포즈를 취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정한빈. ‘2AM’ 출신 가수 정진운이 이끄는 ‘정진운밴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무대 등 색다른 시도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없이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해 1월 피아니스트 정한빈(27)은 피아노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앞서 피아니스트의 길을 걸은 선배로서 “레슨 선생님이 대학 입시곡을 선곡해줬는데 나와 잘 맞지 않아 고민이다” 등 후배들의 질문에 대해 조언해줬다.

 19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일보 사옥에서 만난 그는 관객과 가까워지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마다하지 않는 음악인이다.

 그는 예원학교, 서울예고 졸업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수석 입학했다. 2007년 부산 음악콩쿠르 1위, 2011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2위를 차지했다. 2012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아니마토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그이지만 정해진 길 대신 색다른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해 일반인들로부터 크라우드펀딩으로 모금을 해 살롱콘서트와 마스터클래스를 열었어요. 공연 전날 목표 금액 400만 원을 초과 달성했죠.”

 2015년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연 독주회는 유료 객석 점유율 86%라는 기록을 세웠다. 젊은 연주자가 리사이틀홀에서 초대권이 아닌 유료 티켓 판매라는 모험을 시도해 성공을 거둔 것이다.

 “당시 예술의전당 다른 두 공연장(IBK챔버홀, 콘서트홀)에서도 피아니스트의 공연이 있었어요. 만약 다른 장르의 공연이었다면 더 많은 관객이 들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죠.”

 현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테움 국립음악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올해 6월 귀국해 국내 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특히 연주 활동과 함께 교육자의 길도 모색하고 있다. 

 “너무 이른 나이에 후배 교육에 관심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받지만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해요. 연륜 있는 교수님들과는 달리 선배 입장에서 가르쳐줄 것이 많아요.” 그의 한 살 아래 동생은 KBS 공채개그맨 정승빈(26)이다. 서로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

 “똑같이 태권도, 피아노, 미술을 배웠는데 정확히 6개월 뒤 동생은 피아노와 미술을 그만두었고, 저는 태권도를 포기했죠. 기질 자체는 다르지만 현재 하는 일 자체는 음악과 개그로 사람들을 치유한다는 면에서 비슷해요.”

 그는 2월 4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낭만수집’이라는 주제로 리사이틀을 연다.

 “독일, 오스트리아 작곡가에게 관심이 많고 공부를 많이 했어요. 슈베르트, 슈만, 쇼팽 등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전곡 연주할 예정이에요.” 3만∼5만 원. 02-596-3587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정한빈#정한빈 토크콘서트#낭만수집#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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