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시신 먹다 발견된 반려견, “굶주림에 의한 본능” vs “공격성”…안락사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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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23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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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시신을 먹다가 발견돼 법원으로부터 안락사 처분을 받았던 반려견이 현지의 동물보호단체 덕분에 목숨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2015년 영국 잉글랜드 머지사이드 주(州) 리버풀의 한 가정집에서 주인의 시신을 먹다 발견된 반려견이 안락사 처분을 받았지만, 현지 동물보호단체의 이의 제기로 사건이 재검토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종(種)인 ‘부치’(10)는 2015년 9월 주인인 A 씨의 시신을 뜯어먹다가 경찰에 발견됐다. 당시 부치는 최소 4일 간 물도, 음식도 없이 지낸 것으로 추정됐다.

투견으로 이용됐던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종은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아 맹견으로도 분류된다.

현장에 출동했던 머지사이드 경찰은 부치가 극도로 불안해하며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다고 진술했다.

결국 리버풀 치안판사 법원은 부치가 사람들에게 위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2016년 4월 부치의 안락사를 명령했다. A 씨 유족도 이를 지지했다.

하지만 현지 동물보호단체(The Senior Staffy Club)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부치가 주인의 시신을 먹은 건 그저 오래 굶었기 때문에 나온 ‘본능’이었다며, 맨체스터 민사 재판부에 사건 재검토를 요청했다.

단체 측은 “부치는 물도 음식도 없이 4일 간 홀로 남겨졌다. 누군가 도와주러 올 거라는 걸 알지 못했다. 부치는 개로서 본능적인 행동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의 쟁점은 A 씨의 사인. 하지만 2015년 9월 열린 사인규명 심리에서는 A 씨가 부치의 공격으로 숨진 것인지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맨체스터 민사 재판부는 지난 17일 사건의 재검토를 명령하며 동물보호단체의 손을 들어줬고, 부치는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안락사를 면하게 됐다.

A 씨 사망 후 머지사이드 경찰서의 개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는 부치는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이곳에 머물게 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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