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성들, 反트럼프 행진… 마돈나 “폭압의 시대 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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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역 집회… 워싱턴서만 50만명… 트럼프 조롱 ‘고양이 모자’쓰고 시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 날인 21일 미국 전역에선 ‘반(反)트럼프’를 외치는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날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반트럼프 여성 행진’에는 50만 명 이상이 몰려들었다. 민주당 소속 커스틴 길리브랜드 상원의원,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 영화배우 스칼릿 조핸슨, 가수 얼리샤 키스 등 유명인들도 참여했다. 사전 예고도 없이 시위에 참가한 ‘팝의 디바(여왕)’ 마돈나는 “사랑의 혁명에 동참한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여성으로서 폭압의 새 시대를 거부하고, 저항한다”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여성 혐오증과 성희롱 전력으로 구설에 올랐던 트럼프를 조롱하듯 고양이 모자(Pussyhat)를 쓰고 행진했다. ‘푸시(Pussy)’는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은어다. “유명인이 되면 여성의 성기를 움켜쥐고,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던 10년 전 트럼프의 음담패설을 꼬집은 퍼포먼스인 셈이다. 미국 전역과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동시 진행된 이 행진에는 총 200만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취임식 당일에도 일부 시민들은 ‘트럼프는 내 대통령이 아니다’ ‘(트럼프는) 자격이 없다’는 피켓을 들고 반정부 폭력시위를 이어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500여 명이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워싱턴 시내를 행진했고, 일부는 망치로 가게 유리창을 깨부수기도 했다. CNN은 이 과정에서 시민 90여 명이 체포됐고, 경찰관 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트럼프 지지자들은 “우리가 딱 듣고 싶은 말을 했다”며 환영했다. 오하이오에서 온 20대 청년 스티브 페리는 “중산층인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을 했는데 무엇이 잘못됐느냐”며 “대책 없이 무책임하게 ‘오바마식 희망’을 가지라는 게 맞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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