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나는 왜 결정을 망설일까’ 행동경제학자의 명쾌한 조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왜 양말은 항상 한 짝만 없어질까?/댄 애리얼리 지음/안세민 옮김/332쪽·1만3000원·사회평론

 “이 여자랑 결혼해야 할까요?” “제게 맞는 차를 추천해 주세요.” “멀리 이사 가야 할까요?”

 명문대 교수가 이런 종류의 질문을 받고 신문 지면을 할애해 성실히 응답한다면 어떨까. 지면 낭비라는 비판 혹은 “참 별난 교수 다 보겠네”라는 반응에 맞닥뜨리기 십상일 거다.

하지만 그가 행동경제학을 전공한 저명 심리학자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 책은 독자들의 온갖 고민을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해답을 제시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칼럼을 엮은 것이다.

 그가 사람들의 일상적 ‘결정 장애’에 관심을 기울인 건 행동경제학이 전제로 하고 있는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비합리성’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결혼 대상을 고르고 차를 선택하는 거나 국가 의사결정 과정 모두 합리적으로 이뤄지지 않기는 매한가지라는 것이다. 이성에 앞서 인간 본연의 각종 심리적 기호나 편견이 먼저 개입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효율성을 따지는 한 직장인의 질문과 저자의 재치 있는 답변이 눈길을 끈다. 그 직장인의 궁금증은 왜 동료들이 사무용 소프트웨어인 엑셀의 매크로 기능이 실행될 때 ‘그래프 만들기’ 등 작업 과정을 일일이 보여주는 걸 좋아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작업 과정을 생략하고 모래시계 아이콘만 띄우면 매크로 작업이 3배나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사람들이 마냥 기다리는 걸 시간낭비로 생각해 싫어한다는 점과 눈에 보이는 걸 더 잘 믿는 성향이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당신이 그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수시로 보여주라”고 위트 있는 조언을 덧붙였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왜 양말은 항상 한 짝만 없어질까?#댄 애리얼리#결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