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포퓰리즘 대선공약 홍수 속 안희정의 ‘다른 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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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어제 “공공부문 충원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131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로 소방과 경찰, 교사, 복지공무원 등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대거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일자리 대책에는 대기업 등 민간부문 일자리는 포함되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 중 민간부문에서만 156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한 것과는 비교된다. 공공부문 일자리는 나랏돈을 투입해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으로 경기를 살려 민간에서 일자리를 늘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문 전 대표는 17일 발표한 대담집에선 “군 복무기간 1년까지 단축 가능하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어제 ‘장기적 방향’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20일 출간되는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에서 군 복무기간을 10개월로 줄이자고 주장했다. 군 복무기간 단축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내 18개월 단축’ 공약을 내걸었지만 포퓰리즘 논란 속에 임기 1년도 안 돼 국정과제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같은 당 안희정 충남지사는 군 복무 단축 공약에 대해 “당장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표를 의식하는 정책 공약으로는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한미 정부 간 협상을 통해 결정한 것은 그대로 존중하겠다”고 했다. 안 지사는 2010년 충남지사에 출마했을 땐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그 돈을 교육과 복지에 쓰자고 했지만 2015년 가뭄이 닥치자 금강 4대강 보의 물을 활용하는 실용적인 면모를 보였다.

 안 지사와 문 전 대표는 친노 출신으로 뿌리가 같다. 당내 갈등이 있을 때 문 전 대표 편에 섰던 안 지사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건 조기 대선을 앞두고 차별화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야권이 한 방향으로 쓸려 갈 때 안보 문제에 대해 자기 소신을 밝히는 모습은 신선하다. 안 지사는 어제 대선 출마 선언에서 ‘세대교체’ ‘시대교체’를 주장했다. 시대·세대교체보다 더 필요한 것은 국민 편에서 보고,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다.
#문재인#안희정#대선출마 선언#세대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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