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매출 1000억… 레볼루션 돌풍 뒤엔 ‘린저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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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모바일 게임 성공 비결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인 ‘리니지2-레볼루션’이 출시 1개월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역대 국내 모바일 게임 중에서 한 달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흥행돌풍의 중심에는 ‘린저씨(리니지 하는 아저씨)’가 있다.

 17일 넷마블게임즈(넷마블)와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지난해 12월 레볼루션 전체 실사용자(앱 다운로드 후 한 달간 1번 이상 앱을 실행한 사람)는 208만2614명에 달했다. 사용자들의 아이템 구매를 통해 넷마블은 출시 한 달인 14일을 전후로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닌텐도가 선보인 ‘슈퍼마리오 런’은 출시 후 한 달간 7100만 달러(약 837억8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넘어선 것이다.

 레볼루션 이용자는 30, 40대가 약 60%로 가장 많았다. 30대가 85만9891명으로 전체의 41.3%를 차지했고, 40대는 38만1650명(18.3%)으로 그 뒤를 이었다.

 게임에서 3040세대 이용자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통상 안드로이드 게임 앱 실사용자의 연령별 분포는 10∼50대가 각각 20% 수준으로 고르게 나타난다. 와이즈앱이 지난해 11월과 12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연령별 게임 앱 사용을 분석한 결과 전 연령층이 각각 18∼22%를 차지했다. 와이즈앱 관계자는 “30대 이용자가 4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인 것은 레볼루션에서만 나타난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리니지가 30, 40대 이용자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추억의 캐릭터’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2003년 PC용 리니지2 출시 당시엔 20, 30대가 주로 이용했는데, 14년이 흘러 30, 40대에 접어든 이들이 추억의 게임으로 레볼루션을 즐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등학생 때 리니지를 처음 시작한 직장인 김모 씨(34)는 “게임의 세계관, IP 등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학창 시절의 추억이 담겨 있다”며 “레볼루션은 지금도 매일 1시간씩 한다”고 말했다.

 익숙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덕분에 PC·온라인 게임이었던 리니지2가 모바일 버전에서도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승훈 영산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는 “린저씨 세대는 모바일 기기 사용 패턴에 맞춰 조작법을 새로 익히거나 작은 화면으로 이야기 전개를 확인하는 것도 까다롭게 느낄 수 있는데, 이미 경험해본 리니지 IP로 인해 새로운 게임 환경에 쉽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040세대는 구매력이 높아 레볼루션의 ‘매출 1000억 원’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레볼루션은 게임 다운로드는 무료지만 게임에서 아이템을 판매해 돈을 버는 부분 유료화 수익모델을 택하고 있다. 레볼루션 판매 아이템 중 최고가는 12만 원에 달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레볼루션 매출의 100%는 아이템 구매에서 오는 수익이다. 게임업계의 ‘큰손’이라 불리는 30, 40대가 매출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추억의 IP를 사용해 304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려는 게임업계의 전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올해 TT게임즈가 보유한 레고 IP, 첫선을 보인 지 20년이 지난 만화 ‘열혈강호’ IP 등 과거 향수가 묻어 있는 IP를 활용해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재희 jetti@donga.com·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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