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파리-서울에서 만난 같은 듯 다른 도시 공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메트로폴리스 파리 메트로폴리스 서울/최민아 지음/304쪽·1만5000원/효형출판

“이방인을 홀대하지 마라”는 운영방침으로 유명한 프랑스 파리의 영미문학 전문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효형출판 제공
“이방인을 홀대하지 마라”는 운영방침으로 유명한 프랑스 파리의 영미문학 전문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효형출판 제공
 저자는 프랑스 파리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자신의 건축 작업과 도시 연구를 쌓아 온 건축가다. 주택, 카페, 서점, 공원, 백화점, 영화관 등 6가지 공간이 두 도시에서 어떤 양상으로 자리했는지 맞물려 기술했다. 체험에 근거한 이야기로 살을 붙여 일부 헐거운 구간이 눈에 띄지만 전체적으로 신뢰가 간다.

 “교보문고 천안점이 들어서기 전 이 도시에는 전체 면적 1553m² 규모의 대훈서점 등 몇몇 중대형 서점이 있었다. 그러나 대학 밀집지인 천안의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한 교보문고가 대전점을 폐점하고 대훈서점의 3배 규모로 2007년 천안에 들어오면서 토종 서점들은 줄지어 문을 닫았다. 대훈서점도 2009년 3월 폐업했다.”

 ‘논문에서 사용한 딱딱한 분석 도구를 가져오고 싶지 않았다’고 서문에 밝혔지만 내용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선택한 장치인지 현황분석표와 그래프가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런데 그런 보조자료와 현장사진 크기가 너무 작아 내용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기에 애매해 보인다. 파리의 공간에 대한 묘사와 체험담이 손에 잡힐 듯한 근경(近景)으로 이어지는 데 비해 서울에 대한 이야기는 대개 데이터 위주로 엮어 상대적으로 퍽퍽하다.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물리적 환경, 작은 영화관이 운영될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 그리고 관객이 부담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는 할인 제도. 파리는 ‘영화의 도시’이기 위한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 서점과 마찬가지로 파리에서는 거대한 나무 주변에 작은 나무들이 그들대로 잘 자란다. 토양이 다른 까닭일까.”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메트로폴리스 파리 메트로폴리스 서울#최민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