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노역-임금 체불에 石手들 이탈 빈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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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영건’ 특별전
궁궐 건축 과정 기록한 옛문헌 등 유물-도면 자료 180여점 전시

1865∼1867년 경복궁 중건 과정을 매일 기록한 ‘영건일감’. 전국 각지에서 자재와 인력을 조달한 과정이 상세하게 쓰여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1865∼1867년 경복궁 중건 과정을 매일 기록한 ‘영건일감’. 전국 각지에서 자재와 인력을 조달한 과정이 상세하게 쓰여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영건(營建·건물을 짓는 것)의 공역이 시작된 지 이미 3년이 됐다. 지방에서 잡아 올린 석수(石手)들은 도망치는 습속이 갈수록 심하다. 샅샅이 찾아내 잡아와 막중한 대공역에 사단이 생기는 폐해가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1867년 7월)

 1865∼1867년 경복궁 중건 당시 공사 현장에서 일어난 사건을 영건도감(營建都監·궁궐 공사를 관장한 임시관청) 관리들이 매일 기록한 ‘영건일감(營建日鑒)’ 중 일부다. 조선시대 궁궐은 유교 통치철학이 구현되는 상징물로 그 시대 최고 장인들이 동원됐다. 흥선대원군은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원납전을 거두고 당백전을 발행하는 등 재정악화를 초래했다. 현장 석수들은 심한 노역과 임금 체불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가기 일쑤였다. 영건일감을 통해 경복궁 중건이 불러온 흉흉한 민심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연수)은 ‘영건, 조선 궁궐을 짓다’ 특별전에서 영건일감 등 궁궐 건축 관련 유물 18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궁궐 건축 전반을 속속들이 알 수 있는 ‘창덕궁영건도감의궤(昌德宮營建都監儀軌·보물 제1901-2호)’와 경희궁을 그린 ‘서궐도안(西闕圖案·보물 제1534호)’, 덕수궁 중건공사를 정리한 문서인 ‘장역기철(匠役記綴)’ 등을 전시했다. 이 밖에 경복궁 근정전의 도면과 사진, 축소 모형 등도 볼 수 있다. 내년 2월 19일까지. 02-3701-7643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국립고궁박물관#영건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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