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세월호 7시간’ ·대통령 경호실도 수사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일 14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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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가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특별검사 임명장을 받기 전 대기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가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특별검사 임명장을 받기 전 대기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가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대통령 경호실에 대한 수사를 하겠다"고 2일 밝혔다. 국민들이 큰 의문을 갖고 있는 사안을 특검이 성역 없이 파헤치겠다는 뜻을 구체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그는 이날 "주치의의 허가 없이 약물이 (청와대에) 반입된 것이라면 대통령 경호실도 반드시 문제를 삼아야 한다"며 "대통령 경호실장도 현행법을 위반했다면 반드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2년간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마취제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에토미)'를 비롯해 태반주사, 비아그라 등 쓰임새가 석연찮은 약품을 대거 사들여왔다. 세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향정신성의약품과 관련된 처방을 받는 바람에 세월호 사고 직후 7시간 동안 사라졌던 것 아니냐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있다. 박 특검은 청와대의 약물은 곧 국가안보와 직결된다고 보고 실체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면조사가 원칙이라고 못 박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시험 보기 전에 답안지를 보여주지 않듯, 서면조사 없이 바로 대면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박 특검이 직접 박 대통령을 대면조사할 가능성이 크다.

박 특검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도 "당연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특검 취임 일성(一聲)이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겠으며 수사에 성역은 없다"였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박 특검은 "'5공 비리' 특별수사부 때 김 전 실장을 모셔 봤는데 그분의 논리가 보통이 아니더라. 어려운 사람이더라"라며 치열한 수 싸움을 예고했다.

박 특검은 "예전에 오대양 사건과 (최태민 씨를 생전에 비판했던) 종교연구가 탁명환 씨 피습사건도 해봤다"며 "종교 관련 수사를 해본 변호사를 수사팀에 쓰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아버지인 최 씨의 영세교 관련 부분도 수사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특검은 서울대에서 종교학을 전공했다.

박 특검은 수사가 속도를 내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되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소환을 위해 독일어를 잘하는 변호사들도 수사팀에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독일과의 송환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계획으로 보인다. 현직 검사 시절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박 특검은 이번에도 기업 수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특검은 "매우 촘촘하게, 하나하나 빠짐없이 볼 것"이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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