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애호박 노예’? 청각 장애인, 17년 동안 무임금 노동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8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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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인이 충북 청주시의 한 애호박농장에서 17년 동안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일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청각 장애인 A 씨(54)에게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고 일을 시킨 혐의(장애인복지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로 농장주 B 씨(70)를 수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1999년부터 청주시 B 씨의 농장에서 컨테이너 생활을 하며 일했지만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다만 B 씨는 '축사 노예' 등 장애인 착취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8월 A 씨를 가족에게 돌려보내면서 그동안 일한 대가로 1000만 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경찰에서 "A 씨 가족이 요청했고, 본인이 원해서 농장에서 생활하도록 한 것"이라며 "강제로 일을 시키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 씨는 이 농장에서 애호박을 수확하는 등 각종 잡일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폭행 등 가혹 행위는 당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A 씨에게 지급된 장애인 수당을 B 씨가 가로챘는지도 조사하고 있다"며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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