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태블릿PC에 셀카 사진 있는데 “난 쓸줄도 몰라” 발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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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검찰수사 어떻게]‘의혹 부인 인터뷰’ 논란 확산

최순실, 정면 촬영 거부 최순실 씨가 26일 독일 헤센 주의 한 호텔에서 세계일보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본인의 요청으로 측면만 촬영했다. 세계일보 제공
최순실, 정면 촬영 거부 최순실 씨가 26일 독일 헤센 주의 한 호텔에서 세계일보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본인의 요청으로 측면만 촬영했다. 세계일보 제공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은 그의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과 국방 기밀, 경제정책, 대외비 외교 문서가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해외 도피 중인 최 씨는 26일(현지 시간) 독일에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태블릿PC를 갖고 있지도 않고, 쓸 줄도 모른다”며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이 같은 최 씨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태블릿PC 이름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0)의 개명 전 이름(유연)을 딴 ‘연이’인 데다, 태블릿PC에서 최 씨의 셀카 사진도 발견됐기 때문이다. 검찰도 문제의 태블릿PC 소유주를 최 씨로 보고 있다. 태블릿PC를 입수해 분석 중인 검찰은 27일 “(최 씨가 실사용자라는) 나름대로의 근거를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씨가 사용했던 태블릿PC를 제3자가 입수해 보관하고 있다가 유출했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도 “태블릿PC는 최근에 사용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태블릿PC를 다른 사람이 사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특별수사본부에 합류한 특수1부 검사들이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정 아래 태블릿PC를 보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로는 최 씨의 측근으로 활동하다 사이가 틀어져 그의 국정개입 의혹을 폭로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고영태 더블루케이 이사 등이 거론된다.

 최 씨는 태블릿PC에 들어있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을 근거로 24일 청와대 문서 유출의혹을 제기한 JTBC의 보도 경위에 대해서도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어떻게 유출됐는지, 누가 제공한 것인지도 모른다. 검찰에서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과 아무런 상관없는 태블릿PC를 누군가가 언론에 제공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최 씨가 독일에서 집을 옮길 때 ‘버리라’며 태블릿PC를 독일 경비원에게 주고 간 것 같다. 이것을 JTBC 기자가 쓰레기통에서 주운 것 같다”고 말했다.

 컴퓨터 보안업계는 이미 검찰이 디지털포렌식(디지털 데이터 등의 정보를 과학적으로 수집 및 분석하는 것)을 통해 태블릿PC의 실사용자가 누구였는지 밝혀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디지털포렌식 업체 대표는 “태블릿PC로 e메일에 접속했다면 인터넷주소(IP주소)를 알 수 있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켰다면 사용자의 위치정보 이력까지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현재의 기술로도 단 하루면 실사용자가 누군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김준일·신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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