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영장 강제집행 시도’ 경찰, 백남기 유족 측 거부의사 듣고 철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3일 14시 07분


코멘트

23일 오전 고 백남기 씨(69)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 강제집행을 시도했던 경찰이 유족 측의 거부의사를 전해 듣고 철수했다.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조금 전 유족 측으로부터 명시적으로 (영장집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그 뜻을 존중해 오늘은 영장집행을 하지 않고 철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경 홍 종로경찰서장은 형사들을 대동해 백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 측은 스크럼을 짜고 몸에 쇠사슬을 이어 묶은 채 강력하게 저항했다. 박주민,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의원 등도 함께 경찰 진입을 막아서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경찰은 돌발 상황을 막기 위해 사복경찰 100여 명과 9개 중대 700여 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백 씨의 사인을 확실하게 규명해야 불필요한 분쟁을 줄일 수 있다며 지난달 29일부터 최근까지 6차례 걸쳐 백 씨 유족 등에게 협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유족과 투쟁본부 측은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게 명백한 만큼 부검을 전제로 한 협의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