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부장검사’ 김형준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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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5500만원 안팎 뇌물수수 확인
金, 영장심사때 “대가성 없었다”

 
 ‘스폰서·사건 무마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사진)가 뇌물 수수 및 증거 인멸 교사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현직 검사가 비위 행위로 구속된 것은 ‘넥슨 주식 뇌물’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49)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의혹이 처음 불거지고 특별감찰팀이 꾸려진 지 21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29일 오전 0시 40분경 김 부장검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김 부장검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법정에서 성실히 (절차에) 임하겠다”며 법정으로 향했다. 김 부장검사는 3시간여 영장심사에서 술자리 접대 등 의혹의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없었다며 혐의에 대해 적극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김수천 부장판사와 진경준 전 검사장이 영장심사를 포기한 것과는 대조됐다.

 특별감찰팀은 김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총액을 5500만 원 안팎으로 잠정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연 관계로 알려진 유흥주점 여성 종업원에게 건넨 오피스텔 보증금 1000만 원과 수차례 룸살롱 등 향응 접대 비용도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검사는 2012년 대검 범죄정보담당관 재직 시절, 범죄 첩보 수집이라는 명목하에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던 김 씨를 사무실로 불러 편의를 제공한 의혹도 받고 있다. 또 70억 원대 사기·횡령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김 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지우거나 휴대전화를 없애라고 지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킨 혐의도 있다.

 그동안 통신 내역 및 계좌 추적을 통해 다각도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검찰은 기소 전까지 구속된 김 부장검사와 김 씨를 수시로 불러 뇌물 수수액의 규모를 확정하고 혐의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또 김 부장검사가 김 씨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서울서부지검 담당 검사와 지휘 라인들을 접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관련자들을 불러 면밀히 조사한 뒤 감찰에 회부할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스폰서#부장검사#구속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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