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與대표 vs TK 野대표… ‘대선 관리자’ 첫 결전지는 호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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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신임대표 추미애]‘58년 개띠 동갑’ 이정현-추미애

전대 다음날… 더민주 새 지도부 만찬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8·27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와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전해철 김영주 
최고위원, 추 대표, 송현섭 심기준 최고위원, 신창현 비서실장 내정자, 김병관 양향자 김춘진 최고위원.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전대 다음날… 더민주 새 지도부 만찬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8·27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와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전해철 김영주 최고위원, 추 대표, 송현섭 심기준 최고위원, 신창현 비서실장 내정자, 김병관 양향자 김춘진 최고위원.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호남 출신 여당 수장이 된 데 이어 27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대표가 TK(대구경북) 출신 여성 야당 대표가 됐다. 둘은 공교롭게도 1958년 개띠 동갑내기로 내년 대선까지 각각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를 두고 맞붙는다.

이 대표와 추 대표는 각각 ‘호남의 아들’과 ‘호남 며느리’를 자처했다. 이들은 호남에서 각 당의 지지 기반 확대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더민주당은 4·13총선 당시 호남 3석에 그쳐 전통적 정치 기반인 호남 지지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면 호남에서 처음으로 2석을 확보한 새누리당은 ‘서진(西進)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 여야 대표 간 ‘호남 쟁탈전’ 승부

이 대표는 2일 당 대표 주자 TV토론회에서 ‘더민주의 당대표로 누가 되면 좋겠는가’라는 질문에 이종걸 의원을 선택했다. 당시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호남 경쟁, 강성 이미지 등을 고려한다면 추미애 의원을 가장 껄끄러운 협상파트너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호남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호남은 사실상 ‘정치 1번지’가 됐다”면서 “(호남을 적극 공략하려는) 내 계획을 생각한다면 야당은 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신임대표로 결정된 27일에는 당직자들에게 새만금 등 ‘호남 살리기’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하는 등 선제공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 역시 경선 기간 내내 이 대표를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에서 호남 표를 가져오겠다”는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그분은 남성이어서 생물학적으로 호남”이라며 “저는 호남 며느리”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호남에서 태어났을 뿐 이른바 ‘호남 정신’을 계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각각 ‘친박(친박근혜)’ ‘친문(친문재인)’ 후보로 당선된 만큼 당내 입지 강화를 위해서도 호남 쟁탈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가 ‘청와대에 할 말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결국 ‘호남 지지율 상승’이 대선 관리자로서 향후 입지에 결정적 기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추 대표 역시 호남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극복해야 할 과제로 안고 있다. 추 대표는 27일 당선 직후 “호남 열패감에 제대로 답할 수 있을 때 호남 민심이 돌아온다”며 “(제가) 호남 민심 복원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더민주당의 한 의원은 “PK(부산경남) 대선 후보-TK 대표라는 구도가 대선에서 유리할 것이란 분석은 안이하다”며 “표심이 갈라진 호남의 지지를 회복하지 않으면 대선 승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3당 대표 회동 가능성

더민주당 지도부가 선출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은 3당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하면서 국정운영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5월 13일 3당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에서 분기마다 3당 대표와 회동을 갖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29일 추 대표를 방문해 박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할 예정이어서 회동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다음 달 2∼9일 박 대통령이 러시아 중국 라오스 순방을 다녀온 뒤 추석 연휴를 전후해 3당 대표와 만나 순방 결과를 설명하고 안보와 민생·경제 현안에 관한 협조를 당부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관련 의혹 등으로 여야 관계가 순탄치 않은 데다 추 대표가 청와대에 대해 공세 수위를 높일 경우 회동이 상당히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우경임·장택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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