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판결 후 주변국 군비 경쟁…가장 주목할 나라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8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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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중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영토 주권을 부인한 헤이그 상설 분쟁재판소(PCA) 판결 이후 남중국해 주변 동남아시아 각국이 군비 경쟁이나 동맹 강화 등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판결을 전면 부인하는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동시에 무력시위를 벌이는 등 남중국해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나선 데 따른 반응이다. 필리핀과의 핵심 영유권 분쟁지역인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을 중국이 추가로 매입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이번 판결을 전후해 가장 주목할 만한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는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남중국해 분쟁 직접당사국이 아니지만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중국이 설정한 9단선(九段線)의 내부 수역과 일부 겹쳐 중국과 어업권 등을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업권 갈등이 벌어지는 대표적인 곳이 남중국해에 인접한 나투나 제도로 인도네시아는 이곳에 새 항만과 활주로를 건설하는 등 내년 말 까지 군사기지 확장 공사에 나선다.

중국이 올해 6월 해당 해역을 ‘중국의 전통적 어장’이라고 주장하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같은 달 23일 이곳에 파견한 군함에서 함상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베트남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5개 섬에 중국의 인공섬을 타격할 수 있는 로켓 발사대를 설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베트남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킬로급 잠수함 6대를 구매해 배치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5월 방문을 계기로 미국의 대(對) 베트남 무기 수출 금지 조치도 사실상 해제되면서 베트남은 고성능 해안 레이더 체계와 P-3 대잠초계기, F-16 전투기 등의 도입을 타진 중이다.

필리핀은 판결 이후 중국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지만 2014년 미국과 맺은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올해 3월 마닐라 북부 바사 공군기지 등 5개 군사기지를 미군에 제공하기로 했다. 미군은 6월 필리핀 현지에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4대와 120명의 지원 병력을 배치했다. 필리핀은 일본과도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며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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