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250조 원 돌파해 사상 최대치…제2금융권 대출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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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가 상반기(1~6월)에 52조 원 이상 불어나 사상 최대 규모인 1250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조이겠다며 은행권 대출 문턱을 높였지만 제2금융권의 가계 빚이 2분기에만 분기 기준 최대치인 10조 원 넘게 급증하며 ‘풍선효과’가 심해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4~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257조3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이는 전 분기 말보다 33조6000억 원(2.7%) 늘어난 규모로, 이 같은 증가폭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다. 가계가 진 빚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가계신용은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하기 전 카드 사용액을 합친 금액이다.

2분기 말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 잔액은 1191조3000억 원으로 1분기(1~3월) 말보다 32조9000억 원(2.8%) 급증했다. 불어난 가계대출의 약 60%인 19조 원은 주택담보대출(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포함)이 차지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적용받지 않는 집단대출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 비(非)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2분기 말 현재 266조6000억 원으로 전 분기말보다 10조4000억 원 급증했다. 이 같은 증가폭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은행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으로 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자영업자와 서민들이 제2금융권으로 옮겨간 결과다.

이에 따라 저소득·저신용자들이 주로 찾고,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이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이 가파르게 늘면서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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