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미셸, 감동적 연설… 멋진 홈런 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민주당全大 첫날 힐러리지지 연설

“나는 매일 아침 흑인 노예들이 지은 집(백악관)에서 눈을 뜹니다. 그러곤 백악관의 잔디마당에서 애완견과 뛰노는 성숙하게 자란 두 딸을 보곤 해요. 그래요. 힐러리 클린턴이라면, 내 딸과 우리 자녀들이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을 당연하게 여길 것입니다.”

백악관 안주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25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하는 감동 연설을 해 큰 박수를 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셸 여사가 월요일 밤 호쾌한 홈런을 날렸다. 남은 전당대회 기간에 이를 뛰어넘는 연설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극찬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변호사 출신의 미셸 여사는 조용하고도 확신에 찬 어조로 14분 동안 발언을 이어갔다. 미셸 여사는 2008년 대선 경선 때 남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맞수였던 클린턴 전 장관과 한때는 앙숙 관계였지만 이날 연설에서 “그녀와 함께할 것”이라고 지지를 분명히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이 대중 앞에서 지지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장면이 힐러리에게 필요했다. 대통령 부인보다 이런 메시지를 강력히 전달할 사람은 없다”고 논평했다.

미셸 여사는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는 반목하고 질시하지 않았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의지했다. 함께했을 때 더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로 우리 아이들의 4년, 혹은 8년의 미래가 결정된다”며 “오늘 밤 내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 대통령이 될 진정한 자질이 있는 단 한 사람이 바로 우리의 친구 힐러리 클린턴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미셸 여사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흔들며 환호했고, 객석에 있던 클린턴 후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쳤다.

미셸 여사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부인인 멜라니아가 자신의 연설을 베낀 것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트럼프의 선거구호를 거론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우리는 이미 위대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공화당)은 저급하게 나가지만 우리(민주당)는 고급스럽게 가자”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대선#전당대회#힐러리#민주당#미셸 오바마#클린턴#연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