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과연 투수만 했을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27일 05시 30분


코멘트
스포츠동아DB
스포츠동아DB
이태양(NC), 문우람(상무)에 이어 유창식(KIA)까지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창식의 혐의 인정으로 이제 승부조작을 알선하는 브로커가 꽤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정황들이 만천하에 밝혀졌다. KBO는 “선수들이 자진신고를 해오면 곧바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4일 유창식 이후 KBO의 발표는 없다. 야구계에 퍼진 불신을 어떻게 털고 갈지는 이제 수사기관의 의지에 달렸다.

밝혀진 선수 이외에도 “수도권구단 투수 A, 지방구단 투수 B의 승부조작 가담 여부를 수사기관에서 조사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승부조작 선수 이상의 지명도를 가진 선수들이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그 파급력은 상상하기 어렵다.

C구단 거물급 배터리의 연루설도 퍼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승부조작의 핵심적 타깃이었던 투수뿐 아니라 포수까지 승부조작에 가담할 수 있다는 의혹 제기다. 승부조작 사건 초기부터 복수의 제보자는 “투수뿐 아니라 포수도 의정부지검 수사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의심을 받는 해당 구단은 25일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단뿐 아니라 거의 모든 구단이 지금 비상상태다. 유창식의 승부조작을 알선한 브로커가 현직 야구선수의 형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구단들은 사태 파악에 분주하다.

이제 경찰과 검찰이 의혹을 일소하는 차원에서라도 성역 없이 끝까지 수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현실론이 되어가고 있다. KBO클린센터가 2012년부터 열린 모든 경기를 재조사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승부조작 패턴을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승부조작의 방식은 캐면 캘수록 무궁무진하다. 선발투수로 국한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결국 이제 한국프로야구의 신뢰 회복은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에 달렸다. 이 현실 자체가 비극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