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미래의 빌게이츠 꿈꾸며…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전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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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사회를 선도할 인재 배출의 요람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전공 학생들이 방과 후 전산실에서 프로그래밍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전공 학생들이 방과 후 전산실에서 프로그래밍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컴퓨터는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도구로 자리 잡았다. 계산을 빨리하는 계산기로 출발한 컴퓨터는 우리 삶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해주는 핵심 보조자다. 대표적인 예로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는 곧 현실화되는데, 사람의 판단을 대신해주는 영역까지 컴퓨터의 기능이 활용되고 있다.
정보컴퓨터공학은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실생활과 산업의 문제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고 개발 능력을 배양하는 학문이다. 이제 컴퓨터 없이 첨단산업사회의 미래는 상상할 수 없다. 그만큼 컴퓨터공학자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전공은 그 역량을 인정받아, 최근 대형 사업을 잇달아 따냈다.
첫째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국책사업인 ‘SW 중심대학’사업에 선정된 것. SW 중심대학 사업은 4년간 100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들여, SW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우선 SW 전공자에게는 산업체 수요와 글로벌 수준에 맞는 교과를 배우고 실험실습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비전공자 대상의 SW 교육도 병행한다.
둘째는 해운대 센텀지역에 그랜드 ICT연구센터를 유치한 것이다. 장차 8년간 2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지역거점 ICT연구센터를 건립 중이다.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전공 학과장인 백윤주 교수는 “그랜드 ICT연구센터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을 제조업에 접목해 기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 창출 등 동남권 ICT산업 고도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학과동아리 untoC 소속 김형곤, 오승호, 최요한 씨(이상 10학번·왼쪽부터)가 미래창조과학부 주최의 ‘글로벌 이노베이터 페스타(GIF) 2015 웨어러블 해커톤대회’에서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학과동아리 untoC 소속 김형곤, 오승호, 최요한 씨(이상 10학번·왼쪽부터)가 미래창조과학부 주최의 ‘글로벌 이노베이터 페스타(GIF) 2015 웨어러블 해커톤대회’에서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한편 정보컴퓨터공학전공은 대학 내에도 사물인터넷 연구센터, 빅데이터 연구센터 등을 운영 중이다. 그동안 LINC사업, BK21사업, 지역선도대학사업 등 각종 국책사업 수행으로 학부와 대학원생에게 다양하고 풍부한 장학금을 지원하고, 교환학생, 어학연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국립대로서 등록금이 공과대학으로서는 매우 저렴한 240만 원대이기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비 부담 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학과의 교육목표는 한마디로 기업에서 환영받는 융합형 인재 양성이다. 이에 이론과 실용을 두루 학습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이 구성돼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론과 지식뿐만 아니라, 충분한 실험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의 실증적인 실험 교과목들을 운영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잘 이해하는 융합형 엔지니어를 키워내고 있다.

전공의 기초를 배우는 1학년은 컴퓨터시스템 입문, C프로그래밍, 물리학 등 기초 과학과목을 수강한다. 2학년부터 본격으로 전공의 기본을 다진다. 실험, 실습 및 실증적인 과제 수행이 수반되는데, C++, Java 등 프로그래밍 언어 외에 자료구조, 선형대수학, 이산수학 및 확률통계 등의 전공 수학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3학년 때는 컴퓨터의 구조와 운영체제, 알고리즘 등 전공 필수와 데이터통신, 데이터베이스 등 다양한 선택과목을 수강하고, 4학년은 전공심화 과목을 자율 선택하는 학년으로서 컴퓨터보안, 데이터마이닝,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의 교과목을 배운다.

정보컴퓨터공학전공은 2학년부터 매학기 전공 실험을 필수로 수강해야 한다. 2학년은 컴퓨터기초실험과 논리회로실험을 토대로 하드웨어 기초지식 실습을 배우고, 3학년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필수적으로 실험해야 한다. 4학년은 하드웨어 혹은 소프트웨어 트랙을 정해 실험을 선택 수강할 수 있어서 분야별로 심화된 실험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학과동아리 코알라무브먼트 소속 최원영(09학번·오른쪽에서 두번째), 김현준(10학번·왼쪽)씨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제8회 소외된 90%를 위한 창의설계 경진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학과동아리 코알라무브먼트 소속 최원영(09학번·오른쪽에서 두번째), 김현준(10학번·왼쪽)씨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제8회 소외된 90%를 위한 창의설계 경진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졸업 후에는 어느 분야로 진출할까. 우선 연구중심대학의 특성상, 대학원 진학률이 20% 이상으로 상당수의 학생들은 대학원에 진학해 연구소 연구원 및 대학교 교수의 길을 걷고 있다. 한편 학부 졸업생은 국내 IT대기업에 연구원 또는 SW개발자 등으로 취업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제조IT회사에 주로 진출하고 있으며 삼성SDS, LG CNS, SK C&C 등 SI/SM 회사에도 적잖은 인원이 취업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통신사와 NHN, Daum, Goolge과 같은 IT벤처회사도 주요 취업 대상이다.
“SW에 관심이 많은데 공기업에 들어가고 싶다”는 신가을 씨(4학년)는 “우리 과에서는 요즘의 청년 취업난 분위기를 거의 느낄 수 없다. 졸업 시점에 이미 진로가 확정되는 학생이 85% 이상인데, 그중 70% 이상이 대기업에 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창업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내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 앱’을 만든 ‘록앤올’과 연매출 1000억 원의 스마트폰 게임 ‘포코팡’으로 유명한 ‘트리노드(주)’는 바로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전공 졸업생들이 창업한 기업이다.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는 정창대 씨(4학년)는 “우리 과는 학생들이 폭넓은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강의와 세미나를 개최하고, 프로그램 경진대회 등 외부 행사 참가도 적극 권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씨는 “알고리즘을 초등학생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한 계층에 공부시킬 수 있는 벤처회사 설립이 꿈이다. 올 5월 우리 학과 내부행사로 나를 포함한 동아리 회원 몇 명이 제작한 시스템을 활용해 프로그램 경진대회(CODE RACE)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전공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은 교수진 다수가 산업체 근무경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백윤주 교수다. 백 교수는 박사학위 후 다른 대학에서 교수 재임 시 제자들과 벤처기업을 창업해 경영했다. 이후 그 벤처기업이 NHN과 합병돼, NHN의 CTO(최고기술경영자)로서 근무하기도 했다. 학교와 산업체를 경험한 그의 최종 선택은 다시 학교였다. 백 교수는 “우수한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연구분야에서 업적을 쌓는 것이 훨씬 도전적이라고 생각되었고, 2003년부터 부산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KAIST에서 컴퓨터구조학을 전공한 백 교수는 부산대에서 임베디드시스템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임베디드시스템이란 컴퓨터를 부품으로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응용을 의미한다. 주로 제한된 환경에서 동작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된 시스템을 말한다.

백 교수는 지난 10년간 부산의 컨테이너항만을 첨단화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주력했다. 먼저, 항만컨테이너를 식별하기 위한 능동형RFID장치를 개발했다. 100m 이상 원거리에서 전파로 식별하는 기술인데, 철제로 구성된 컨테이너와 여러 층으로 조밀하게 야적된 환경에서 동작시키는 기술로, 개발 후 한 대기업에 기술 이전했다. 그는 더 나아가서, 항만 환경에서 컨테이너를 옮기는 각종 이송장치의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인 RTLS(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를 개발하기도 했다. 컨테이너 야적환경에서 정밀하게 위치를 추적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사례가 별로 없었던 때였다. 전파도달이 왜곡되거나 방해가 심한 환경에서 3m 이내의 위치 정밀도를 갖도록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였으나, 대학원 학생들과 고생 끝에 연구개발에 성공했다고. 백 교수는 “RTLS 제품은 상용화해서 부산과 광양 등 우리나라 7개 항만에서 운용하고 있는데, 항만운영 효율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한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전공 신가을 씨(4학년), 백윤주 교수, 정창대 씨(4학년·왼쪽부터).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한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전공 신가을 씨(4학년), 백윤주 교수, 정창대 씨(4학년·왼쪽부터).
이 학과의 특징은 일단 정원 209명인 전기컴퓨터공학부(정보컴퓨터공학전공, 전기공학전공)로 입학해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2016학년도에는 수시에서 116명, 정시에서 95명(2명 전년 이월)을 선발했다. 이 중 정보컴퓨터공학전공 정원은 약 66%인 134명이다. 수시 전형 중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최종합격자 등급은 2.69로 집계됐고, 정시 가군은 수능 평균 2.6등급, 정시 나군은 2.41등급.
2018학년도부터는 SW특기자 전형을 추가할 예정이다. 2018학년도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특기자 10명을, 2019학년도부터는 별도로 SW특기자 전형을 만들어 15명을 모집해 ‘미래의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선발할 예정이다.

부산=안영식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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