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살해한 고교생, 검거 직후 “얼굴 가리게 마스크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30일 2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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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생면부지 주부를 살해한 고교생이 검거 직후 “사람들이 쳐다본다. 얼굴을 가릴 수 있게 마스크를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30일 택배 배달원을 가장해 아파트에 침입, 주부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로 최모 군(17·고2)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 군은 28일 오전 10시 15분 광주의 한 아파트 4층 조모 씨(49·여)의 집에 택배배달원으로 위장, 침입해 조 씨를 살해한 뒤 현금 2만 원과 노트북 휴대전화 신용카드를 챙겨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군은 범행이후 현장에 남은 혈흔과 지문을 지웠다. 또 피해자 휴대전화로 조 씨 인척 으로 행세하면서 남편에게 두 차례 카톡을 보내 언제 귀가하는지 확인했다. 최 군은 가출을 하면서 흉기를 챙겨 나왔고 인터넷으로 범행 수법을 검색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 군은 범행 직후 일본으로 달아나기 위해 고속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지만 29일 오후 2시 반 부산역에서 검거됐다. 최 군은 경찰에 검거된 직후 “사람들이 쳐다본다”며 마스크와 모자를 요청했다. 경찰은 모자를 구할 수 없어 마스크만 먼저 제공했다. 최 군은 마스크를 제공받은 뒤 범행동기 등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 군이 우울증 치료를 6번 받았지만 정신적으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최 군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7월 4일 프로파일러와 면담을 진행할 방침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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