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한 70대 男, 숨진 아내 곁에서 탈진한 채 발견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4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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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부부의 집에서 아내는 숨진 채, 거동을 못하는 남편은 옆에서 탈진한 채 발견됐다. 평소 아내의 간호를 받던 남편은 아내가 숨지자 음식물 섭취를 못하고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

24일 강원 횡성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후 8시 55분경 횡성군의 한 연립주택 안방에서 A 씨(76·여)가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A 씨 옆에는 남편 B 씨(77)가 누워있었다. 경찰은 “부모님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아들 C 씨(43)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베란다 방충망을 뜯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발견 당시 A 씨는 천장을 바라본 채 숨져 있었다. 아내 옆에 누워있던 B 씨는 눈만 겨우 뜬 채 말을 전혀 못할 정도로 쇠약해진 상태였다. C 씨는 경찰에서 “어머니는 수년 전부터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있었고, 아버지는 혼자 거동을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B 씨는 대소변은 물론 식사 까지도 아내의 도움을 받아왔다.

서울에 거주하는 C 씨는 14~17일 횡성에서 부모와 함께 지내다 17일 상경했으며 23일 오후 1시부터 부모가 전화를 받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 씨 몸에 외상이 없는데다 문이 잠겨 있던 점으로 미뤄 타살 혐의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22일경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횡성=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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