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레아스 컨-폴 시비스, 한 무대에서 배틀 형식으로 공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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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두 대로 대결을 펼치는 피아니스트 폴 시비스(왼쪽)와 아드레아스 컨. 시비스는 “내 연주는 전통적이지만 변수를 숨겨뒀고, 컨은 외향적이면서 화려하다”고 말했다. 스톰프뮤직 제공
피아노 두 대로 대결을 펼치는 피아니스트 폴 시비스(왼쪽)와 아드레아스 컨. 시비스는 “내 연주는 전통적이지만 변수를 숨겨뒀고, 컨은 외향적이면서 화려하다”고 말했다. 스톰프뮤직 제공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2007년)은 남녀 간의 사랑을 다뤘지만 기억에 남는 장면은 따로 있다. 바로 피아노로 펼치는 대결이다. 영화이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피아니스트 아드레아스 컨과 폴 시비스가 두 대의 피아노로 한 무대에서 대결을 펼친다. 라운드마다 관객이 직접 승자를 결정한다. 두 피아니스트는 라운드마다 쇼팽, 드뷔시, 리스트 등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한다.

피아노 배틀은 2009년 홍콩시티페스티벌에서 시작됐다. 기획 의도는 관객이 클래식을 좀더 친숙하게 느끼게 하는 것. 다행히 관객의 호응은 높았다. 중국 대만 등 아시아권에서 잇따라 소개됐고 독일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도 공연을 가졌다. 이번 공연은 한국에서는 두 번째로, 지난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첫 공연은 매진을 기록했다.

대결답게 두 피아니스트의 연주 스타일은 다르다. 컨은 “창의적이고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비스의 연주는 매력적이지만 안전하다. 나는 반대 지점에 있다”고 말했다. 시비스는 “연주 직전 난 평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데 비해 컨은 에너지가 넘친다”고 밝혔다.

공연에서는 어떤 작품이 연주될지 공개되지 않는다. 이들은 라운드의 승패에 따라 작품을 바꿀 수 있다. 컨은 “관객의 선택에 따라 작품이 바뀌기 때문에 곡목은 비공개다.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라운드마다 정해진 곡으로 가느냐, 다른 프로그램으로 가느냐가 결정된다. 이것이 피아노 배틀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클래식 음악에 쉽게 다가서게 한다는 매력이 있지만 연주 본연의 정신을 해친다는 비판도 있다. 한 연주자는 “음악은 스포츠가 아니다. 음악마저 경쟁의 틀로 다루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6월 3일 부천시민회관, 4일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8일 서울 예술의전당, 10일 울산 현대예술관 등 4개 도시에서 열린다.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5시. 3만∼10만 원. 02-2658-3546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아드레아스 컨#폴 시비스#말할 수 없는 비밀#피아노 배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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