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역대 최악 사무총장? 인종주의적 편견 담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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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7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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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식 전 주미대사는 27일 최근 몇몇 외신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혹평한 것에 대해 “인종주의 편견이 담겨 있는, 객관성이 부족한 폄하 보도”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 뉴욕타임즈의 “힘없는 관측자”라는 보도에 대한 생각과 함께 반 총장에 대한 외교관들의 평가를 전했다.

그는 “외교관들이 보는 반 총장은 부정이나 비리와는 거리가 먼 깨끗하고 성실한 지도자이다. 인간관계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고 친화력도 강한 분이다. 열린 지도자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코노미스트와 뉴욕타임즈의 혹평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보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에서 배출한 총장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영국에서 대사를 지낼 당시에, 영국은 한국 정부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보도를 많이 했다. 저 역시 오랜 시간을 서로 다투면서 정정 보도를 요청한 경험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UN이라는 조직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조직, 인사 기능 등에는 문제가 많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개혁이 필요한데 반 총장이 추진하는 데 있어서 내부 반발이 강했던 것 같다”며 “반 총장은 미국을 비롯해 강대국 지도자들에게 서슴지 않고 맞선 사무총장이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이 9년 간 사무총장의 자리를 지켰으나 남북관계에 적극적으로 기여한 게 없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사무총장으로서 북한의 지도자들과 여러 경로를 통해 접촉을 해 온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사는 “성과가 없었던 이유는 문제가 어렵고 문제가 복잡하기 때문”이라며 “총장으로서 국가를 방문해서 지도자와 직접 만나 핵문제를 비롯한 남북 간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을 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양 방문 계획도 있었지만 북한이 일방적으로 취소를 하지 않았었나. 개인적으로 봤을 때, 임기가 끝나기 전에 반 총장이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 문제는 우리 국제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인데 UN 사무총장이 그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사는 1985년 공무원 연수생 신분으로 미국에 있던 반 총장이 당시 미국에 머물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전두환 정권에 보고했다는 문서가 나온 것에 대해 “외교관의 기본 임무는 자리 나라에 관련되는 어떤 일들이 외국에서 일어나면 모든 정보에 대해 내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우리 본국 정부에 보고하는 것”이라며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많은 정보를 취득해 본국에 보고하는 것이 외교관의 기본 임무”라고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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