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행 北종업원 2명 “13명 탈출 본뒤 결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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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수속 않고 中국경 몰래 넘어
소식통 “탈출 원하는 종업원 더 있어”… 중국내 북한인 이탈 도미노 될까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또다시 탈출하면서 중국 내 북한인들의 이탈이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북-중 관계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탈출한 종업원들은 중국 산시(陝西) 성 소재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20대 여성 종업원 2명으로 현재 한 동남아 국가에서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의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이 탈출에 성공하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탈출을 결심했다고 한다. 중국 내 북한 식당들에 종업원 13명 탈출 소식이 퍼지면서 중국에 있는 북한인들이 심리적 동요를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일부 당국자도 24일 “이번 종업원 탈출은 13명 탈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종업원 납치라고 강하게 선전전을 벌이는 것도 북한 내부에 심리적 방어막을 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대북 소식통은 “이번에 탈출한 북한 식당 종업원 말고도 탈출하려는 종업원들이 더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탈출한 종업원들은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출했을 때와 달리 정상적인 출국 수속을 밟지 않고 몰래 중국 국경을 벗어나 동남아 국가에 안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국 내 북한인들의 이탈이 잇따르는 것은 대부분의 경제활동과 무역을 중국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많은 주민을 중국에 보낸 북한에 큰 충격과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탈출한 뒤 북한 당국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유일한 즐거움인 단체 외출을 일절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RFA에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보통 점심 영업이 끝난 시간에 4, 5명씩 조를 이뤄 한 달에 한 번, 2시간 정도 외출이 허용됐는데 이마저도 금지된다면 식당과 숙소만 오가는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북한의 해외 식당 종업원들이 이탈했다는 보도는 사실”이라면서도 “이들이 처한 현재 상황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공식적인 태도를 밝혔다. 13명이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브리핑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개했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한 관계자는 “당시 탈출을 모의했던 일부 종업원의 신병이 북한 당국에 넘어가면서 밀고 위험을 느낀 종업원들이 급박하게 탈출하면서 (한국) 정부의 도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민간의 도움으로 탈출했기 때문”이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탈출 사실을 확인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북종업원#탈출#중국#북한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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