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훈장, 중고거래 사이트 매물로 나왔다가 돌연 삭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4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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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북한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친북성향 멕시코 인사에게 건넨 훈장이 매물로 나왔다가 돌연 게시글이 삭제됐다.

미겔 알바 전 푸에블라 종합대학 교수는 13일 멕시코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비바아눈시오스’에 ‘멕시코에 있는 유일한 북한 훈장’이라는 제목으로 김일성 훈장과 훈장증서를 매물로 올렸다. 알바 전 교수는 1990년대 멕시코-북한 문화친선협회 사무총장과 멕시코 주체철학 연구위원장 등을 역임한 친북인사다.

알바 전 교수는 게시물에 목재 보관함에 담긴 훈장 2개와 훈장증서 인증사진 5장을 첨부했다. 이 증서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인민위원회는 1994년 5월 4일 정령으로 친선훈장 제1급을 수여함’이라는 설명과 함께 5월 5일자로 된 김 전 주석의 인장이 찍혀있다. 김일성 주석이 1994년 7월 8일 사망한 점으로 미뤄 볼 때 외국인사에게 수여된 마지막 훈장일 가능성이 높다.

알바 전 교수는 이 매물의 희망가격을 7만6995페소(약 496만 원)로 제시했지만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멕시코 대졸 신입사원의 월급이 1만~1만5000페소(65만~97만 원) 안팎인 점을 생각해보면 꽤 비싼 가격이다.

그는 이달 9일에도 다른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인 ‘세군다마노’에 똑같은 훈장과 증서를 매물로 내놨다. 하지만 최근 그는 두 사이트 올린 게시물을 갑자기 삭제해버렸다. 23일 현재 해당 사이트에선 물품을 찾아볼 수 없다. 외교가에서는 그가 생활고나 북한 체제에 대한 회의감 때문에 훈장을 팔려고 했다가 북한의 항의를 우려한 나머지 뒤늦게 판매를 취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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