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母 이희호, 박지원에 대권 권유 안해…정치적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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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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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2일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이희호 여사로부터 대선 출마를 권유받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어머니를 정치적인 부분으로 좀 이용한 게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안철수 의원 녹취록 사건도 그렇고…”라며 이 같이 말했다.

국민의당은 신년 초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가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을 당시 녹취록을 공개해 논란을 빚었으며,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이희호 여사가 내게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능력 있다’면서 대선 출마를 권유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박 원내대표의 주장과 관련, “어머니께 여쭤 보니까 전혀 모르는 얘기라고 하시더라”며 “‘무슨 얘기냐’고 하셨다”고 강조했다.

DJ 비서실장 출신인 박 원내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크게 친한 사이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바뀌어서 협조 요청을 한다면 국회의장직 뿐만 아니라 무엇이라도 협력하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삼권분립 원칙에 대한 정면위배”라고 비판했고, 이에 박 원내대표는 “부덕의 소치”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박 원내대표의 반응에 의문을 표하며 “군사정권 이후로 여당의 대표도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청와대와 협의하겠다’ 이렇게 대놓고 말한 적이 없다.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런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을 하시면 안 된다’라고 지적한 것뿐인데 그분은 밑도 끝도 없이 ‘부덕의 소치다’ 이렇게 답변을 하셨더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그분을 인신공격 하거나 싸움을 걸 거나 한 게 아니라 원칙을 얘기한 것인데 ‘부덕의 소치다’ 이런 답변은 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통 이해가 안 간다. ‘나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시면 될 텐데”라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언짢으셨나? 마치 삼촌이 조카 대하듯 이런 느낌을 좀 받으신 건가?”라고 묻자 김 위원장은 “언짢았다라기 보다는 좀 어리둥절했다는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나올 답변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이 경제 정책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회에 협력을 요구한다면 논의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그 원칙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그렇더라도 삼권분리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상황이든 간에 국회의장 뽑는 것은 국회의원들끼리 알아서 논의하는 것이지 청와대와 얘기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이 만약에 사과를 한다 해도 그게 과연 진심일지 의문스럽다. 왜냐하면 세월호 이후에 사과했던 것도 보시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4선 의원인 박 원내대표가 그러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제3당으로서의 캐스팅보트, 그걸 강조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이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삼권분립 부분을 간과했을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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