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北 무책임한 추가도발 삼가라”… 핵실험 강력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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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北도발 저지 움직임 확산

북한이 다음 달 6일 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전 세계가 한목소리로 강력한 대북 경고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압박의 선봉에 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이 28일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두 발의 발사에 실패한 것은 김정은의 조급함과 성과를 내지 못하면 숙청하는 경직된 리더십이 맞물린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 중국과 러시아도 5차 핵실험 만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9일 오전 베이징(北京) 외교부 청사에서 양자 회담을 한 뒤 북한을 향해 “무책임한 추가 도발을 삼가라”고 경고했다. 양국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회의’에서 최초로 북한 핵실험을 비난하는 코뮈니케(공동선언문) 채택을 주도한 데 이어 이틀째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왕 부장은 “현재 한반도는 ‘고위험기’에 놓여 있으며 우리는 각방(각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전면적으로, 완전하게, 어김없이 집행하고 (이것이) 조선의 추가적인 핵미사일 개발 추진을 막는 절실하고 근본적인 작용을 해야 한다고 인식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우리는 북한이 새로운 무책임한 조치들을 자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 유엔과 미국도 전방위 압박 공세

유엔 안보리는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협의(informal consultations)’를 갖고 북한을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채택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 내용은 이르면 29일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미국이 안보리의 4월 의장국인 중국에 요청해 이뤄졌다. 유엔 관계자들은 “북한이 무수단 IRBM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한 것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지만 발사 그 자체가 기존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한 것이란 안보리 이사국들의 강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은 28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행 외에도 북한에 집요한 압박을 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해외 북한 노동자의 송금 차단, 불법 활동 외교관 추방, 노동당 행사 초청 거부 등을 거론했다. 미국은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24시간 감시해 공격 전에 충분히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자동추적 컴퓨터 시스템을 비밀리에 개발해 시험 중이라고 미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원이 28일 전했다.

○ 무리한 리더십이 낳은 비극

연이은 실패에도 북한이 무수단 IRBM 발사에 나선 배경에 대해 한 정부 당국자는 “7차 노동당 대회에서 과시할 ‘핵 강국’ 치적이 다급한 김정은이 무리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연이은 실패로 김정은의 치적 과시에 차질이 생기자 초조해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숙청당하는 ‘김정은 공포통치’ 시대인 만큼 미사일통제부대인 전략군의 김낙겸 사령관 등 권력엘리트들도 곤혹스러운 처지일 것으로 보인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김낙겸의 공개 행보가 뜸하다”며 “미사일 발사 책임자들이 숙청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N 계열 및 스커드(단거리)와 노동(준중거리)은 물론이고 ICBM급 장거리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던 북한이 유독 무수단 미사일만 실패를 거듭한 이유에 대해선 두 가지 가설이 제기된다. 우선 도입한 지 너무 오래돼 오작동이 발생했을 수 있다. 시험발사 부족으로 성능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관측도 있다.

주성하 zsh75@donga.com·윤완준 기자 /뉴욕=부형권 특파원
#irbm#무수단#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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