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더민주당 DNA와 따로 노는 김종인의 ‘北 궤멸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0일 00시 00분


코멘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육군 부대를 방문해 ‘북 궤멸론’을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장병들이 국방태세를 튼튼히 하고 우리 경제가 도약적으로 발전하면 언젠가 북한 체제가 궤멸하고 통일의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7일 긴급 대책회의에서는 “소련이 핵이 없어서 국가가 무너진 게 아니다”라며 북한 ‘와해론’을 꺼내기도 했다.

사실상 더민주당 대표인 김 위원장이 야권의 금기나 다름없는 북의 와해에 이어 궤멸까지 언급하자 당이 시끄러워졌다. 김성수 대변인은 “괴멸(壞滅)은 우리가 공격하는 것이고, 김 위원장이 말한 궤멸(潰滅)은 자멸과 비슷한 말”이라고 물 타기 말장난까지 했다.

김 위원장이 여야 대표 가운데 먼저 전방을 찾아 ‘북 궤멸론’을 말한 것은 4차 핵실험 한 달 만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김정은 정권에 끓어오르는 민심을 의식한 것이다. 그런데도 더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그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사드 배치를 공식화하면 중국이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7일 국방위원회에서는 같은 당 진성준 의원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인공위성을 쏜 것은 맞네요”라는 황당한 발언도 했다. 인공위성이려면 로켓 탑재체의 중량이 800∼1500kg은 돼야 한다. 그래야 지구 궤도를 돌면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데 북이 탑재한 것은 200kg 정도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이 자위적 수단으로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말한 이후 ‘북의 자위권’ 편들기는 더민주당의 DNA처럼 각인됐다. 과연 ‘북 궤멸론’을 말하는 더민주당 대표가 ‘미사일이 아니고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의원들을 이끌 수 있을지, 국민은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국가안보를 맡기기 불안한 정당이라면 집권당, 아니 제1야당을 꿈꾸는 것도 과욕이다.
#더민주당#북한#김종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