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문재인 ‘측근 갑질’에 사면초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윤후덕-신기남 ‘자녀 챙기기’ 이어 노영민 ‘책판매 카드단말기’
盧, 乙 위한다는 ‘을지로委’ 소속… 文 “사실 확인중… 처신 조심해야”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사진)이 자신의 시집을 ‘카드 결제’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당내에선 “진보의 생명인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 의원을 포함해 최근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이 모두 문재인 대표와 가까운 사이다. 가뜩이나 ‘혁신 전당대회’ 논란으로 고민이 많은 문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인 노 의원이 지난달 상임위 관련 기관에 시집을 판매한 건 의원의 ‘갑(甲)질’ 행태라는 점에서 집중 포화를 받았다. 노 의원은 을(乙)을 위한다는 당 ‘을지로 위원회’ 소속이다.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1일 “국회의원이 했다고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며 “사업장이 아닌 곳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도 “국회의원은 일반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자기 규제를 더 강화해야 된다”며 “(당 윤리심판원 회부도) 검토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노 의원은 이날 자진해서 당무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당 윤리심판원은 안병욱 윤리심판원장이 9월 자진 사퇴한 뒤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여서 노 의원의 감사가 징계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친문(친문재인) 진영 의원들의 잇따른 구설은 이번이 세 번째다. 신기남 의원은 지난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시험에서 낙제한 아들을 구제하려 학교 측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으로 당무감사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8월에는 윤후덕 의원이 LG디스플레이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딸의 변호사 채용을 부탁했다는 의혹으로 윤리심판원의 조사를 받았다.

새정치연합 대변인을 지낸 금태섭 변호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당이 어떻게 ‘을’을 위한 당이라고 할 수 있으며, 야당은 왜 하는가”라며 “문 대표 등 지도부가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적었다.

파문이 확산되자 문 대표는 “사실관계를 좀 더 살펴보겠다”면서도 “(결제한 돈을) 돌려줬더라도 우리 의원들이 도덕성이나 윤리 문제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처신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도 “당에서 윤리심판원을 제대로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갑질#새정치민주연합#노영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