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최택 처럼…이세돌 9단, 농심배 마지막 주자로 우승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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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청률 10%를 훌쩍 넘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선 프로기사인 주인공 최택(박보검)이 중국과 일본 기사 5명을 잇따라 물리치고 한국 팀에 우승을 안기는 장면이 나온다.

이 설정은 2005년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떠올리게 한다. 농심배는 한중일 기사가 5명씩 출전해 이기면 계속 두는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을 가린다. 당시 한국 팀 선수 5명 중 유일하게 남은 이창호 9단은 드라마처럼 중국 기사 3명과 일본 기사 2명 등 5명을 꺾는 기적을 연출해 국내 바둑계를 환호케 했다.

10년 뒤인 올해 농심배에서 한국 팀은 다시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1일 열린 농심배 2라운드 10국에서 한국 팀의 4번째 선수인 박정환 9단(흑)이 중국의 구리 9단에게 293수 만에 2집반 차이로 아쉽게 패했다. 한국 팀은 이세돌 9단 혼자만 남게 됐다. 1라운드에서 신예 백찬희 초단과 민상연 4단이 한판도 이기지 못한 채 물러났다. 2라운드에선 최철한 9단이 2판을 이기는 활약을 펼쳤으나 구리 9단의 벽을 넘진 못했다.

중국은 구리 9단을 필두로 롄샤오 7단과 커제 9단이 건재하고 일본은 무라카와 다이스케 8단과 이야마 유타 9단이 남아있다.

내년 3월1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3라운드는 구리 9단과 일본 기사의 대결로 펼쳐진다. 따라서 이세돌 9단은 한국 팀 우승을 달성하려면 4명의 중국 일본 기사를 물리쳐야 한다.

4연승으로 한국의 우승을 달성한 경우가 있긴 하다. 2011년 농심배에서 최철한 9단이 4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다른 점은 최 9단 뒤에는 마지막 5번 주자로 이창호 9단이 버티고 있어 부담이 덜했다. 이세돌 9단이 홀로 남은 부담감을 떨치고 4연승의 쾌거를 이룰지 주목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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