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냐 나스닥이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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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바이오계열사 上場 본격 채비

삼성그룹이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 계열사들의 상장 계획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미국 나스닥행을 확정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나스닥과 한국 증시 상장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시가총액이 최소 10조 원 이상으로, 단숨에 LG전자 덩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코스닥시장으로 유치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삼성의 바이오 계열사가 코스닥에 입성하면 코스닥시장은 물론이고 국내 바이오산업의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삼성 바이오 계열사, 상장 준비 박차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복제약)를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양대 축으로 바이오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실상 그룹의 지주사인 통합 삼성물산의 자회사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손자회사다. 대규모 초기 투자금이 필요한 데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도 있어 두 회사는 기업공개(IPO)가 필요하다.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 상반기(1∼6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를 밟고 있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외국계 금융회사 4곳을 상장 주간사회사 및 자문사로 선정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조50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삼성 계열사로는 처음으로 미 증시에 진출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나스닥과 국내 증시 중 한 곳에 상장하기 위해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 최고경영진이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들을 만나 코스닥 상장 관련 프레젠테이션을 듣기도 했다. 나스닥에 상장하면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이고 외국인 투자자금을 손쉽게 유치한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삼성이 바이오 계열사 2곳을 모두 미국에 상장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부담이다.

○ 바이오로직스 공모액 2조∼3조 원 예상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증시에 상장하면 초기 시가총액이 최소 1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이자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약 9조8000억 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코스피 기준으로는 25위인 LG전자(약 9조2000억 원)를 웃도는 규모다.

거래소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닥에 상장하면 바로 시장 1위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며 “코스닥시장 전체로도 바이오·제약 등 기술주 중심의 정체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닥에 상장하면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 바이오업종의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71배로 나스닥 바이오업종(약 23배)의 3배를 웃돌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예상 시가총액을 10조 원으로 보면 공모금액은 약 2조∼3조 원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스닥시장에서 이런 규모의 공모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최근 코스닥 바이오기업 한 곳의 공모 청약증거금으로 약 7조 원이 몰릴 정도로 증시 주변 자금이 많다”며 “코스닥에 상장하면 수조 원대 상장 차익을 국내 투자자가 누릴 수 있다는 명분도 있다”라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삼성바이오로직스#코스닥#나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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