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이 춤추는 ‘춤 인간문화재’ 선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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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 부문 15년만의 지정 앞두고 심사위원 사전 노출돼 줄대기 과열
제자인 이수자들이 스승 심사 논란

문화재청이 15년 만에 무용 부문 중요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인간문화재) 선정에 나섰지만 심사 전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문화재청은 30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문화의집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의 보유자 선정 심사를 시작으로 제27호 승무(다음 달 3일), 제92호 태평무(7일) 심사를 잇따라 진행한다. 태평무는 27년, 살풀이춤은 25년, 승무는 15년 만에 새로운 인간문화재가 탄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통 무용계의 숙원인 인간문화재 선정을 앞두고 비밀 유지가 필수인 인간문화재 조사(심사)위원 명단이 외부에 알려지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명단에 따르면 심사위원은 한국춤협회 임원진 6명, 무용역사기록학회 소속 회원 5명 등 모두 11명이다. 무용계 한 인사는 “무용계에서 초미의 관심사이다 보니 여러 경로로 심사위원 명단이 노출됐고 벌써부터 줄을 대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인간문화재를 뽑는 심사위원에 이수자가 포함돼 있는 것도 논란거리다. 무형문화재의 서열은 보유자(인간문화재)-전수교육조교-이수자 순서인데 가장 아래 단계의 이수자가 최고 단계인 인간문화재를 심사하는 건 난센스라는 것. 서울의 한 대학 무용학과 교수인 A 씨는 “문화재청이 인간문화재 평가 방식 등을 새로 정하면서 무용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아 반발도 크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인간문화재#심사위원#줄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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